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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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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16 Love Never Dies

2010/03/17 00:06, 글쓴이 L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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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첫 포스팅인데 날짜가 3월이라 좀 민망하다. 몇 달째 아침 8시 반부터 밤 10시 반까지 학교 도서관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보니 포스팅거리가 없다는 게 변명이 될까. 죽었나 살았나 확인이라도 하게 앞으로는 먹는 이야기라도 쓰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이러는 와중에 도착한 《Love Never Dies OST》. 포스팅거리를 제공해주다니 참 고맙기도 하지. 2CD에 40분 분량의 메이킹 필름 DVD로 구성된 디럭스 에디션이다. (한국 라이센스판에는 조수미가 부른 트랙도 수록되어 있다.) DVD는 볼 시간이 없었고, 일단 대본은 다 훑었고, 음악은 지금 듣는 중. 읽어 보니 이건 뭐 아침 드라마나 다름없어서 스포일러 경고 따위도 필요 없는 줄거리를 적어보겠다.

 오페라하우스 사건 이후 10년. 팬텀은 지리 모녀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서 그의 기괴한 상상력을 구현한 코니 아일랜드를 개장한다. 그동안 지리 모녀는 팬텀을 위해 봉사해왔고, 특히 팬텀을 숭배하는 멕 지리는 그의 관심과 인정을 갈망한다. 하지만 우리 팬텀은 덕심만 한 차원 업그레이드되어 실물 크기의 크리스틴 로봇을 가지고 놀고 있다. (웨스트엔드에서는 크리스틴 로봇이 말썽을 일으켜 프리뷰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었다고.) 팬텀은 ‘금세기 최고의 소프라노 크리스틴 다애 초청 공연’을 기획하는데, 라울의 노름빚을 갚기 위해 돈에 팔려온 크리스틴에게 지리 모녀는 불안을 느끼고, 라울은 술주정하고, 아들 구스타브는 물색 모르고 돌아다닌다. 구스타브랑 놀아주다가 열 살배기 소년의 천재적인 음악성을 발견한 팬텀은 ― 올레! 네가 내 아들이로구나! ― 라울에게 내기를 제안한다. 크리스틴이 다시 한 번 음악의 천사를 위해 노래한다면 영원히 그녀와 아들 곁에서 떠나는 것으로. 그녀는 결국 팬텀을 선택하고 라울은 떠나고 두 사람이 환희에 젖어있는 사이 절망에 빠진 멕은 구스타브를 데리고 사라진다. 뒤늦게 쫓아가 멕을 달래지만 실수로 발사된 총에 맞은 크리스틴은 아빠는 어디갔냐는 구스타브에게 한 마디 하고 쓰러진다 ― 여기 진짜 아빠가 있잖니. 크리스틴은 죽고 두 부자는 서로 마주보다가 손잡고 사라지는 것으로 그랜드 피날레(짝짝짝).

 프레데릭 포사이드의 소설을 기반으로 했다기에 그럭저럭 괜찮은 이야기일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던 게 잘못일까. 적어도 내가 읽은 프레데릭 포사이드는 재치 있고 스토리텔링에 능수능란한 작가였는데 어떻게 이런 한국 아침 드라마 같은 식상한 스토리가 나올 수 있는지. 원작은 아직 읽지 않았지만 왠지 뮤지컬 버전의 대본을 썼다는 벤 엘튼에게 모든 비난을 돌리고 싶은 이 심정은 뭘까. 뮤지컬과 원작 사이에 케빈 레이널즈의 영화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 사이만큼의 차이가 있을 거라는 데에 10원쯤 걸겠다. -_-;;;

 음악에 ALW의 우려먹기 내공이 녹아들어 전작과의 연관성을 어느 정도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Angel of Music>, <Little Lotte...>, <Twisted every way...>, <Final Lair> 같은 전작의 마이너 넘버를 연상케하는 멜로디 라인이 복선으로 등장하지만, 배경이 오페라하우스에서 코니 아일랜드로 옮겨간 만큼 락이나 보드빌 스타일의 곡도 있고 굉장히 '미국 뮤지컬'스럽다. 전작만큼 히트할 넘버가 있을지는 다 듣지 못해서 아직은 판단 불가. 일단은 끝까지 들어봐야지.
2010/03/17 00:06 2010/03/1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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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25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후기

2009/10/26 00:31, 글쓴이 L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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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일시 : 10월 25일 오후 7시
장소 : 샤롯데씨어터
캐스팅 : 유영석, 최현주, 정상윤 외

 루나양을 뮤지컬의 세계에 끌어들인 팬텀. 게다가 더블 캐스팅으로 양준모 씨가 출연한다는데 보지 않고 배길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캐스팅 비공개 원칙 앞에 울며 겨자 먹기로 눈 감고 산 로또는 유영석 팬텀으로 드러나고... 사실 유팬텀에게 불만은 없다. 그의 절절한 감정 처리나 담백하고 힘 있는 목소리가 어디 가는 건 아니니까. 단지 하나를 고른다면 2001년에 본 유팬텀보다는 신선한 양팬텀의 연기를 고르겠다는 이야기. 그리고 양준모 씨의 우렁찬 목소리로 "저주해!!!"의 박력을 느껴보고 싶었는데 기대가 무너져서 슬프다는 이야기. 유팬텀의 "저주해!!"는 저주가 아니라서...ㅜㅜ 그래도 <Masquerade>에서 카리스마를 뿜어주셨고, <The Point of No Return>도 좋았다.

 크리스틴은 최현주 씨여서 다행이었다. 2001년 크리스틴이자 현재는 명실 공히 한국 뮤지컬 여배우 중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김소현 씨가 크리스틴 배역에 캐스팅된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녀의 목소리와 연기는 내 머릿속에 녹음된 듯이 재생되기 때문에 굳이 또 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사실 이분은 어느 작품, 어느 배역을 맡아도 느낌이 똑같다.) 최현주 씨는 조금 뻣뻣한 몸연기(= 팬텀한테 덜 헤롱거린다. 대본에는 트랜스 상태라고 되어 있을텐데.)가 흠이었지만 가창력이 뛰어났고, 공포와 연민에 떠는 크리스틴에 딱이었다. 가장 돋보였던 넘버는 <Twisted Every Way...>와 <The Point of No Return>, 2막의 <Angel of Music> 리프라이즈.

 라울 역의 정상윤 씨. 사실 1막에서는 실망스러웠다. 뭐, 사실 라울은 엄친아 귀족 청년 캐릭터이지 딱히 개성이 두드러지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정라울은 정말 개성이랄 게 전혀 없었다. 캐릭터에 걸맞게 귀공자다운 매력이라도 느껴져야 하는데 그마저도 그냥저냥. 그리고 크리스틴을 달래기보다는 윽박질러 설득하려는 듯한 연기가 참으로 어색했다. 그 모습이 2막에서는 젊은 혈기가 넘치는 라울로 해석이 가능해서 다행이랄까.

 칼로타 캐스팅은 누구였는지 까먹었지만(사진을 보면 윤이나 씨 같기도 한데 확신은 못하겠다) 좋았다. 톡 쏘는 대사와 고음으로 질러대는 풍부한 성량의 목소리가 포인트. 아쉬운 점은 과장된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였는데 오바가 좀 부족했달까.
 앙드레/피르맹 콤비는 다시 보니 참 반갑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코믹한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주셨음. 서영주 씨 너무 좋다. 표정만 봐도 빵빵 터진다.
 마담 지리는 모든 대사와 노래를 똑같은 톤으로 한다. 엄숙한 캐릭터라는 것은 알겠지만 동시에 팬텀에 대한 두려움을 비쳐야 하는데, 팬텀의 무서움에 대해 경고를 하면서도 시종일관 고자세다. 발레리나 혼낼 때와 라울을 지하로 데려갈 때의 연기가 똑같다. 게다가 7중창의 불협화음의 중심에 이분이 서있다. 난감허네<

 마이너스 요소를 꼽아보면 일단 번역. 2001년에 비해 더 매끄러운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지만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다. 왜 모든 등장인물이 라울을 '샤드니 자작'으로 부르는 건지. Vicomte Raoul de Chagny니까 '샤니 자작' 혹은 '라울 드 샤니'라고 불러야 할텐데 말이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오늘 공연에서 최악의 씬은 바로 <Notes...>에서 <Prima Donna>로 이어지는 7중창 시퀀스. 코믹하고 역동적인 장면이라서 루나양이 <The Point of No Return>, 파이널 시퀀스 다음으로 좋아하는데 극적이고 역동적인 맛이 덜 살아났다. 그래도 칼로타/피앙지/앙드레/피르맹까지는 괜찮았다. 여기에 마담 지리/멕 지리/라울이 가세하면서 엄청난 불협화음으로 - "또 어떤 일이 생길까!!!!" - 지옥의 문을 열었다. 2막에도 7중창이 있는데 1막 만한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2막이 1막보다 낫기도 했고... (인터미션 때 상태가 '난 지금 매우 화가 나 있어'였는데 끝난 다음에는 '그래도 괜찮았어'가 되었다.) 초호화 블록버스터급 뮤지컬답게 의상도 무대도 최고로 화려하지만, 어째 삐그덕거리는 부분이 은근히 많은 것 같다. 이거 양팬텀을 보기 위해 다시 로또를 사서 또 화를 참으며 1막을 넘겨야 하는건가. 상당히 고민된다.


+ 아, ALW의 신작 《Love Never Dies》가 팬텀의 속편이라고 한다. 프레데릭 포사이드가 쓴 속편을 원작으로 한 건가? 과연 ALW의 팬텀이 예전의 포스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2009/10/26 00:31 2009/10/2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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