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3월 30일 오후 7시
장소 :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
캐스팅 : 류정한(애쉬), 정상훈(스캇), 양준모(제이크), 임강희(린다), 최혁주(쉐럴), 백민정(셸리, 애니), 김승필(에드) 외
1차 티켓 오픈에서 참패한(티켓파크의 만행 참조.) 후 의식적으로 신경을 끊고 있다가 보러 간 공연. 샘 레이미 원작의 공포 영화를 코믹 호러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공연 시작할 때까지 옆에 아무도 안 오기에 워낙 구석 자리라서 루나양 왼쪽에 앉는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 싶었다. 그런데 '죽음의 책'에 대한 나레이션이 끝나고 조명이 켜졌을 때 왜 옆에 류정한 씨가 앉아 있는 겁니까;ㅁ;! 그러니까 그 자리가 '숲 속의 오두막으로 여행가는 5명의 대학생'이 타고 있는 '자동차'였던 거다. 공연 리뷰도 미리 안 읽고 가서 이런 장면이 있는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처음부터 너무 놀라서 노래 한 곡 할 동안 입 벌리고 멍청히 있었는데 그 얼굴이 어땠을까 생각하기 두렵다.
미친 듯이 웃겨준다고 했는데 1막 중반까지는 그저 그랬다. <슈퍼마켓 하모니>도 재미있긴 했는데 배를 잡을 정도는 아니었고. 스캇 역은 조금 실망이다. 캐릭터 자체로 본다면 열심히 저속한 농담도 하고 깐죽대면서 웃음을 주는 감초 역할인데 그런 맛을 잘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나중에 등장하는 제이크가 더 제대로 된 조연 같았다. 하지만 쉐럴이 좀비로 변신하면서부터는 공연이 제대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인간일 때와는 180도 달라진 쉐럴의 엽기적인 언행! 아, 정말 그때부터 엄청 웃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슬쩍 원작을 언급하며 공포 영화의 문법 자체를 비웃어주는 센스도 대단했다. 애쉬와 스캇이 탱고를 추면서 "조낸 퐝(fang)당해!"를 외치는 것도 너무 절묘해서 쓰러지고. (지금 회상해 보건대 이 장면에서 그 날 스플래터 존에 뿌려질 피보다 더 많은 땀이 뿌려졌다;;) 그리고 제이크 역의 양준모 씨! 이분 목소리 정말 좋다! 딱 루나양이 좋아하는 묵직한 목소리다. ㅜ_ㅜ 이 분 스위니를 보지 못한 것이 한이로다. 게다가 은근히 영화(이블데드 2)의 캐릭터와도 닮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2막은 1막보다 더 (웃기다기보다는) 신났다. 좀비들이 죽음의 춤을 추는 장면은 박진감이 넘치고 박수치는 관객 호응도도 높았고, 맨 오브 라만차 패러디에서는 그야말로 박장대소. 애쉬가 투지를 불태우는 노래 멜로디가 참 마음에 들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가사가 "잘 알잖아 난 절대 안 죽어 주인공이잖아~"라서 다시 한 번 쓰러지고. 그런데 좀비들이 다시 살아나는 장면에서는 화성이 잘 안 맞아서 가사도 좀 불분명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박살 내줬어!"에서 류정한 씨를 포함해서 배우들이 제대로 feel~ 받아서 하더라. 관객들도 덩달아 열광&환호 모드. 정상훈 씨 마이크가 나가서 아쉽긴 했지만, 앵콜에서의 역할 바꾸기나 지킬 앤 하이드 패러디도 좋았다.
아직 몇몇 조연들은 캐릭터를 완전히 소화하지 못한 것 같고, 간간히 무대 장치나 소품이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지만(그래도 배우들은 신경 안 쓰고 하더라. 대단하다.) 공연의 만족도 자체는 최상이다. 무엇보다 관객도 배우도 함께 즐기게 되는 공연이라는 것이 포인트다. 박수부대 교육받은 것도 아닌데 어쩜 그리들 손발이 척척 맞는지, 배우들 춤에서 손맛(?)이 느껴질 정도. 4월 중순으로 예매해 놓은 조정석/김재만 캐스팅도 무척 기대된다.














2007/10/26 12: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