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lut LuNa...

검색 :
RSS 구독 : 글 / 댓글 / 트랙백 / 글+트랙백

091025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후기

2009/10/26 00:31, 글쓴이 LuNa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페라의 유령

일시 : 10월 25일 오후 7시
장소 : 샤롯데씨어터
캐스팅 : 유영석, 최현주, 정상윤 외

 루나양을 뮤지컬의 세계에 끌어들인 팬텀. 게다가 더블 캐스팅으로 양준모 씨가 출연한다는데 보지 않고 배길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캐스팅 비공개 원칙 앞에 울며 겨자 먹기로 눈 감고 산 로또는 유영석 팬텀으로 드러나고... 사실 유팬텀에게 불만은 없다. 그의 절절한 감정 처리나 담백하고 힘 있는 목소리가 어디 가는 건 아니니까. 단지 하나를 고른다면 2001년에 본 유팬텀보다는 신선한 양팬텀의 연기를 고르겠다는 이야기. 그리고 양준모 씨의 우렁찬 목소리로 "저주해!!!"의 박력을 느껴보고 싶었는데 기대가 무너져서 슬프다는 이야기. 유팬텀의 "저주해!!"는 저주가 아니라서...ㅜㅜ 그래도 <Masquerade>에서 카리스마를 뿜어주셨고, <The Point of No Return>도 좋았다.

 크리스틴은 최현주 씨여서 다행이었다. 2001년 크리스틴이자 현재는 명실 공히 한국 뮤지컬 여배우 중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김소현 씨가 크리스틴 배역에 캐스팅된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녀의 목소리와 연기는 내 머릿속에 녹음된 듯이 재생되기 때문에 굳이 또 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사실 이분은 어느 작품, 어느 배역을 맡아도 느낌이 똑같다.) 최현주 씨는 조금 뻣뻣한 몸연기(= 팬텀한테 덜 헤롱거린다. 대본에는 트랜스 상태라고 되어 있을텐데.)가 흠이었지만 가창력이 뛰어났고, 공포와 연민에 떠는 크리스틴에 딱이었다. 가장 돋보였던 넘버는 <Twisted Every Way...>와 <The Point of No Return>, 2막의 <Angel of Music> 리프라이즈.

 라울 역의 정상윤 씨. 사실 1막에서는 실망스러웠다. 뭐, 사실 라울은 엄친아 귀족 청년 캐릭터이지 딱히 개성이 두드러지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정라울은 정말 개성이랄 게 전혀 없었다. 캐릭터에 걸맞게 귀공자다운 매력이라도 느껴져야 하는데 그마저도 그냥저냥. 그리고 크리스틴을 달래기보다는 윽박질러 설득하려는 듯한 연기가 참으로 어색했다. 그 모습이 2막에서는 젊은 혈기가 넘치는 라울로 해석이 가능해서 다행이랄까.

 칼로타 캐스팅은 누구였는지 까먹었지만(사진을 보면 윤이나 씨 같기도 한데 확신은 못하겠다) 좋았다. 톡 쏘는 대사와 고음으로 질러대는 풍부한 성량의 목소리가 포인트. 아쉬운 점은 과장된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였는데 오바가 좀 부족했달까.
 앙드레/피르맹 콤비는 다시 보니 참 반갑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코믹한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주셨음. 서영주 씨 너무 좋다. 표정만 봐도 빵빵 터진다.
 마담 지리는 모든 대사와 노래를 똑같은 톤으로 한다. 엄숙한 캐릭터라는 것은 알겠지만 동시에 팬텀에 대한 두려움을 비쳐야 하는데, 팬텀의 무서움에 대해 경고를 하면서도 시종일관 고자세다. 발레리나 혼낼 때와 라울을 지하로 데려갈 때의 연기가 똑같다. 게다가 7중창의 불협화음의 중심에 이분이 서있다. 난감허네<

 마이너스 요소를 꼽아보면 일단 번역. 2001년에 비해 더 매끄러운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지만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다. 왜 모든 등장인물이 라울을 '샤드니 자작'으로 부르는 건지. Vicomte Raoul de Chagny니까 '샤니 자작' 혹은 '라울 드 샤니'라고 불러야 할텐데 말이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오늘 공연에서 최악의 씬은 바로 <Notes...>에서 <Prima Donna>로 이어지는 7중창 시퀀스. 코믹하고 역동적인 장면이라서 루나양이 <The Point of No Return>, 파이널 시퀀스 다음으로 좋아하는데 극적이고 역동적인 맛이 덜 살아났다. 그래도 칼로타/피앙지/앙드레/피르맹까지는 괜찮았다. 여기에 마담 지리/멕 지리/라울이 가세하면서 엄청난 불협화음으로 - "또 어떤 일이 생길까!!!!" - 지옥의 문을 열었다. 2막에도 7중창이 있는데 1막 만한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2막이 1막보다 낫기도 했고... (인터미션 때 상태가 '난 지금 매우 화가 나 있어'였는데 끝난 다음에는 '그래도 괜찮았어'가 되었다.) 초호화 블록버스터급 뮤지컬답게 의상도 무대도 최고로 화려하지만, 어째 삐그덕거리는 부분이 은근히 많은 것 같다. 이거 양팬텀을 보기 위해 다시 로또를 사서 또 화를 참으며 1막을 넘겨야 하는건가. 상당히 고민된다.


+ 아, ALW의 신작 《Love Never Dies》가 팬텀의 속편이라고 한다. 프레데릭 포사이드가 쓴 속편을 원작으로 한 건가? 과연 ALW의 팬텀이 예전의 포스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2009/10/26 00:31 2009/10/26 00:31

맨 위로

081224 보고 들은 이야기

2008/12/24 11:39, 글쓴이 LuNa
 하나. 월요일에 오랜만에 멤버들을 만나 《벼랑 위의 포뇨》 감상. 확실히 동화적인 배경이 아름다웠고 스크린에 마법을 걸어놓은 듯 매력적이었다. 순수하고 깨끗해서 마음이 훈훈해지는 작품…이긴 했으나 보고 나서 감상을 말하려고 기억을 되살리니 뭔가 묘한 느낌이 드는 거다. 이를테면 미드를 보는데 영상과 소리와 자막이 서로 0.5초 정도 싱크가 안 맞는 느낌이랄까?! 애초에 포뇨의 본명이 브륀힐데라는 사실에 경악했다. (아니, 어째서 아빠 이름은 후지모토인데 애가 브륀힐데?) 게다가 포뇨 출동 장면에서 웅장하게 깔리는 BGM마저 〈발퀴레의 비행〉을 연상케 하는지라 그 장면 보는 내내 킬킬댔다. 그리고 포뇨네 가족들은 왜 그리 사이즈가 제각각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물고기 방식으로 체외수정한다는 가설을 세웠다가 돌연 무서워져서 상상하기를 그만뒀다. 덧붙여 소스케 아빠네 배가 흘러간 곳은 버뮤다 삼각지대. 옵화 왈, "미야자키 하야오, 마지막 작품으로 정말 괜찮은 겁니까!" 에잇, 그런 거 따지면서 보라고 만든 애니가 아니니까 괜찮다.

 둘. 해외배송비 좀 아껴 보겠다고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던 옵화 편에 주문했던 《Gypsy (2008 Broadway Cast)》를 드디어 입수했다. 한줄 감상 : 패티는 여신이야! 원대한 야망을 품은 강인한 마마 로즈 (타일러 아니다) 역에 그녀보다 적격인 배우가 있을까? 그녀가 연기한 로즈는 너무나도 당당하고 강인하며, 광기마저도 맞춘 듯이 잘 어울린다. 그 넘치는 힘이란! 2003 revival의 피터스하고는 사뭇 대조적이다(피터스를 폄하하려는 건 아니지만, 강인한 엄마라기엔 너무 노쇠한 연기라는 느낌이었다).
 덤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 중 〈Everything's Coming Up Roses〉는 전에 올렸으니 이번엔 〈Together Wherever We Go〉를 올려본다. 멜로디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흥겹고 유머러스하기까지 한 넘버. 저 세 사람이 나란히 2008 토니상을 거머쥔 것이 하나도 놀랍지 않다.



 셋. 오늘 밤 10시부터 채널cgv에서 《호그파더》를 방영한다. 작년에 EBS에서 해준 걸 놓쳐서 항상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놓치지 말아야지.
2008/12/24 11:39 2008/12/24 11:39

맨 위로

뮤지컬 《See What I Wanna See》 후기

2008/07/18 23:14, 글쓴이 LuNa
사용자 삽입 이미지
See What I Wanna See



일시 : 7월 17일 오후 8시
장소 :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캐스팅 : 양준모, 차지연, 강필석, 정상윤, 박준면

 작품 시놉시스를 가장 먼저 접했을 때 일단 떠오른 것은 '왜 하필 이 작품일까'라는 뜬금없는 의문이었다. 얼마 전까지도 연극 《나생문(羅生門 ; 이하 '라쇼몽'으로 통일)》이 국내 무대에서 공연되었었다. 원작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유명한 단편 「덤불 속」이고,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 역시 걸작의 반열에 올라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뮤지컬이란다. '뮤지컬 = 대사를 노래로 처리한 연극'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이 아닌 만큼, 뮤지컬에서 음악이란 단순한 대사처리나 분위기 전환용이 아니라 어떤 목적의식 내지는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적절히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루나양으로서는 뭐든지 장르화하는 것을 좋게 볼 수만은 없다. 게다가 뮤지컬에 잘 어울리는 장르인 멜로드라마와는 명백히 거리가 먼 작품이니 의아할 수밖에. 그래서 반은 호기심에, 반은 배우 욕심 ㅡ 앞으로 양준모 씨 출연작은 모두 보기로 《스위니 토드》 이후 다짐해놓은 것이 있어서 ㅡ 에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

 <라쇼몽> 이야기를 먼저 꺼내긴 했지만, 이 작품의 구성은 다소 특이하다. 막이 시작될 때 <케사와 모리토>가 각각 케사와 모리토의 시선에서 비춰지고, 1막은 <라쇼몽>, 2막의 나머지는 <영광의 날>로 끝난다. 게다가 무대 구조 역시 특이해서, 객석 중앙에 정방형의 무대가 있고, 관객들은 연기 중인 배우뿐만 아니라 무대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배우까지 볼 수 있다. 휑한 무대에는 몇 가지 소품과 희고 붉은 조명만이 존재하고, 사방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영상이 떠오르는데, 각 면마다 다른 영상을 보여주는 고로 자신이 앉은 면의 화면은 볼 수가 없다. 주제를 암시하는 은유적인 장치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1막의 <라쇼몽>은 ‘남편’의 죽음을 둘러싼 남편, 아내, 강도 세 사람의 각기 다른 증언을 통해 진실과 거짓의 상대성을 다루고 있다. ‘한 남자가 공원에서 죽었다. 그의 죽음은 그 아내를 탐한 강도와 관련이 있다.’ 여기까지는 세 이야기 모두 같다. 그러나 같은 죽음을 둘러싸고 강도는 자신이 살해했다고 하고, 아내는 동반자살을 기도하느라 자신이 찔렀다고 하며, 남편의 영혼은 자살이라고 말한다. 설상가상으로 시신을 발견한 극장 경비는 자꾸 중언부언 증언을 번복한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이야기가 진실이라고 주장하지만 관객은 알 수가 없다. 죽은 자는 진실을 말했을 것 같지만 글쎄, 이미 앞선 증언들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는 것을 본 관객은 그것조차 의심하게 되고, 무대는 더 이상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막을 내린다. 결국 작품명대로 알아서들 생각하라는 이야기다. 곁다리로, 등장인물들은 부부가 그 날 보았다는 일본 영화를 반복해서 언급하는데, 그게 바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이라는 사실이 재미있다.

 1막에서 아쉬웠던 점은 이 작품의 한계를 눈에 띄게 드러내는 ‘아내’라는 캐릭터의 대상화였다. 세 사람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진실은 그들이 보는 ‘아내’의 태도에 지나치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었다. 인물들의 시각에 따라 남편과 강도의 캐릭터에는 별로 변화가 없는 반면에, 아내는 '강간을 당하고 남편을 잃은 가련한 여인'과 '욕망을 좇아 남편을 배신한 살기등등한 여인' 사이를 극단적으로 오간다. 원작을 읽는 독자는 행간의 의미를 찾아내려 작품을 곱씹기 때문에 성급하게 이런 인상에 빠져드는 경향이 적고, 영화 《라쇼몽》에서는 마지막에 제3자인 나무꾼의 시각을 더하여 무력한 남편의 비겁함, 강도의 탐욕, 아내의 숨겨진 욕망을 고루, 한층 심도 있게 간파해낼 수 있었다는 점과 대조된다. 더욱 불편한 것은 이러한 대상화가 어쩌면 의도적으로 연출된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선정적인 붉은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아내’는 치마 길이까지 바꿔가며 강도의 시선에, 관객의 시선에 자신을 아낌없이 내보인다. 관객의 무의식에 방향성 있는 선명한 인상을 심어주고서 진실과 거짓의 상대성을 논하는 건 자가당착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2막의 '영광의 날'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다른 단편 「용」을 각색한 것이다. 원작은 용이 승천하리라는 거짓 예언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실제로 그 앞에서 기적이 일어난다는 내용인데, 911 테러 이후 회의감에 시달리던 신부가 거짓으로 기적을 예고한다는 내용으로 각색했다. 그런데 루나양만 느낀 건지 모르겠지만, 어째 배경을 센트럴 파크로 바꾸고 기독교적인 기적이 일어난다고 해놓으니 왠지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의 냄새가 강하게 났다. '믿음은 진실을 창조한다' 정도의 메시지를 발견.

 처음의 의문으로 되돌아가서, 같은 소재를 다룬 다른 장르에 대해 뮤지컬 《See What I Wanna See》은 무엇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지에 관해 생각해본다. ‘차세대 손드하임’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는 라키우사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 것인데, 확실히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을 엮어 뮤지컬로 만들 생각을 한 대목에서부터 소재를 선택하는 안목이 범상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작품 목록에는 마르케스, 로르카, 베르히만도 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 작품으로 접한 그의 음악은 듣기에 편하지는 않다. 유명한 뮤지컬 넘버처럼 착착 감겨드는 멜로디나 쉽게 다가오는 가사 같은 건 없다. 단지 장르 불명의 현대적인 테마가 서술자의 시각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변용되며 작품의 주제에 녹아들어 일체가 되는 과정 하나만 보아도 음악 있는 연극과 차별화되는 점을 바랐던 루나양을 만족시킬 만 했다. 뮤지컬로서 음악은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그 자체로서 작품의 존재 가치를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요소와 뗄 수 없이 얽혀 ― 이 작품은 특히 연극적 요소가 강하다 ― 작품의 중심 메시지와 밀착한다. 그야말로 단순한 ‘뮤지컬’이 아니라 ‘종합 무대 예술’이라는 느낌.

 배우들 연기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양준모 씨는 의외로 노래하는 부분이 적었지만 역시 그 웅장한 목소리는 어디 가지 않았다. 1막 후반부의 영매와의 이중창이 가장 인상 깊었고,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으로 기억한다. 시각적인 분위기는 전혀 달랐지만 영화 《라쇼몽》의 목소리와 겹쳐 들리며 그 영상을 떠올리게 했고, 동시에 원작을 읽고 있는 느낌을 주었으니 가히 1막뿐 아니라 작품 전체를 집약한 정점이었다고밖에. 차지연 씨는 가사 전달에 조금 문제가 있었지만 연기 자체는 훌륭했다. 단지 위에서 언급한 문제 때문에 관객에게 다양한 인상을 주는 데에는 실패한 듯. 박준면 씨는 영매와 이모 역을 모두 거뜬하게 소화해냈는데, 이 분 노래는 박력 있으면서 캐릭터에 착 맞아떨어져서 좋았다. (+ 안경 쓴 강필석 씨는 명탐정 코난 같아서 귀여웠다.)

 끝으로 뱀발. 2004년 작인 이 작품은 그동안 해외 뮤지컬이 국내 라이센스 공연으로 들어오기까지 걸렸던 평균적인 기간에 비하면 굉장히 빨리 소개된 편이라서 이색적이다. 《이블 데드》같은 공연도 그렇고, 요즘 들어 그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게 생각한다. (라이센스 공연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대사가 조금만 더 자연스러웠다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작품이기는 한데 대중적인 친근함은 떨어지기 때문에 《쓰릴 미》처럼 재공연되거나 《지킬 앤 하이드》처럼 우려먹을만한 작품은 아니다. 아마 이번 기회를 놓치면 국내에서 근시일 내에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 관심 있는 분이라면 지금 관람하시기를 권한다.
2008/07/18 23:14 2008/07/18 23:14

맨 위로

Patti LuPone in 2008 Tony Awards - Gypsy

2008/06/22 23:14, 글쓴이 LuNa
한발 늦은 감이 있지만, 포스팅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느끼게 하는 영상(두둥)

<Evita> 이후 28년 만에 Jule Styne과 Stephen Sondheim의 <Gypsy>로 토니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패티 여사 :) 단지 이름일 뿐인데 리듬감을 살려서 유머러스하게 읽어주시는 센스하며, 수상소감이 길어져서 오케스트라가 삐걱대자 "Shut up, it's been 29 years!"라고 외쳐주시는 당당함에, 제 마음속의 뮤지컬 여왕으로서 부족함이 없나이다. 게다가 축하 무대는 또 어찌나 포스가 넘치시는지! 이미 축복받은 유튜브에서 패티 여사의 <Gypsy> 공연 대부분을 맛보기로 본 바 있지만 본공연도 아니고 축하 공연에서 이렇게 열정적인 연기라니 기대를 뛰어넘습니다. 후아. 정말 이 분에게는 전성기고 뭐고, 그런 말이 필요없을 것 같아요. 예순 먹은 그녀의 단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에 압도되지 않을 사람이 없네요.

2008/06/22 23:14 2008/06/22 23:14

맨 위로

뮤지컬 《컴퍼니》 후기

2008/06/01 21:11, 글쓴이 LuNa
사용자 삽입 이미지
컴퍼니 (Company)

일시 : 6월 1일 오후 3시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캐스팅 : 고영빈, 서영주, 이정화, 방진의, 민영기, 박수민, 선우, 김태한, 구원영, 홍경수, 양꽃님, 난아, 유나영, 김지현

 1월부터 기다려온 《컴퍼니》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 《스위니 토드》로 빠져든 손드하임의 또 다른 작품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이 동영상 하나만으로 바로 좋아하게 된 작품이기에 기대가 무척 컸다. 게다가 조기예매할인+카드사할인+쿠폰으로 매우 저렴하게 예매! >ㅅ<
 시놉시스를 간단히 언급하자면, 35살의 골드미스터 바비와 그의 친구인 다섯 커플, 세 여자친구의 결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딱히 서사적인 줄거리가 있는 작품도 아니고, 여기에 보탤 내용도 없다. 다만 줄거리가 주는 느낌(흔한 로맨틱 코미디?)과 실제 공연을 보고 받는 인상과의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으니 직접 감상해 보기를 권한다.

 이 작품을 관람하면서 가장 먼저 주목하게 된 것은 무대가 참 독특하다는 점이다. 정방형의 무대에 긴 의자와 계단이 있는 장치 몇 개가 단출하게 놓여 있고, 그 위로 각양각색의 조명이 겹쳐진다. 고영빈 씨를 포함한 몇몇이 무대에서 연기하는 동안 나머지 배우들은 무대 주위를 둘러싼 의자에 앉아 있다. 그들은 대부분 묵묵히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관찰하며 어둠 속에 앉아 있지만, 때로는 무대에 반응하여 추임새를 넣기도 한다. 루나양으로서는 이 작품이 처음 올려졌을 당시의 무대 디자인이 어떠했는지 알 도리가 없지만, 아무래도 존 도일 연출의 영향이 반영된 ㅡ 성적인 표현이 다소 노골적인 것도 그래서인가? ㅡ 디자인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작년 국내 무대에 올려진 《스위니 토드》가 존 도일의 무대보다는 예전 방식을 따르면서도 나름대로 독창적인 연출을 가미한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재미있다. (뱀발 - 그런데 도대체 피아노는 왜 있는 거지? -_-)

 바비 역의 고영빈 씨는 먼저 바람직한 수트 차림으로 루나양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셨는데, 약간 냉소적이면서 매력적인 싱글남의 역할에 딱이었다. 바비는 주인공이지만 그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보다는 친구들의 주위를 맴돌면서 그들의 결혼 생활을 관찰하는 역할이다. 그는 자신은 관계를 맺지 않으면서 극중 조앤의 말처럼 무엇이든 '해보려고' 구경만 하는 인물이자, 수잔의 말대로 그러한 관찰을 통해 내심 저울질해보고 검증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고영빈 씨가 다른 배우들과 달리 무대에서 떠나는 법이 없지만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바비의 캐릭터 때문인 걸까? 그렇다면 나름대로 인물 표현을 잘 한 셈인데, 반면에 극의 정점인 <Being Alive>에 생각했던 것만큼의 힘이 실리지 않아서 슬펐다.

 조연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사실은 모든 배우가 검정색의 의상을 입고 나와서 극 중반까지 누가 누구 역인지 구별하기가 힘들었다. 여하튼 가장 역할을 잘 소화한 조연이라면 조앤을 연기한 구원영 씨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원래 조앤이 튀는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그 캐릭터와 배우의 이미지, 연기가 매우 잘 어울렸다. (게다가 제일 스타일이 좋았다. +ㅂ+) 다음은 에이미 역의 방진의 씨. <Getting Married Today>는 가사도 많고 노래가 랩에 가까워서 영어로 노래하는 배우도 꽤나 숨차하던데 산소부족을 이겨내고 잘 불러주셨다.

 원래 이 작품은 전체 스코어에서 앙상블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은데, 이번 무대에서는 들으면서 부조화다 싶은 부분이 없지 않았다. 화성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곡은 <Side by Side>이고, 실망스러웠던 곡은 <You Could Drive A Person Crazy>다. 후자는 루나양이 <Being Alive>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넘버인데, 세 사람 중에 상대적으로 허스키한 음색의 난아(마르타) 씨 목소리만 튀었다. 혼자 따로 놀았다기보다는 나머지 둘이 너무 약하다는 느낌이었다. OST나 여타 콘서트에서 다른 배우들이 보여준 또렷한 가사 전달과 코믹한 제스쳐, 통통 튀는 발랄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그렇지만 주연을 포함해서 전반적으로는 무리 없는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개막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공연이 좀 더 지속되고 배우들의 연기에 물이 오르면 또 다를 것이다. (달라진 앙상블을!) 재관람 여부는 추이를 봐서.
2008/06/01 21:11 2008/06/01 21:11

맨 위로

뮤지컬 《이블데드》 후기 (0426)

2008/04/28 23:52, 글쓴이 LuNa
일시 : 4월 26일 오후 3시
장소 :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
캐스팅 : 조정석(애쉬), 김재만(스캇) 외

 포인트는 지난번과 다른 출연진으로 스플래터 존에서 관람했다는 것.

 일단 캐스트에 대한 감상을 써 보자면, 확실히 스캇 역에는 김재만 씨가 더 어울렸던 것 같다. 정상훈 씨보다 노래를 잘 부른다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고(애초에 스캇은 그렇게 노래 많이 부르는 역할은 아니다) 코믹 연기가 훨씬 '덜 어색했다'. 첫 관람 때 그렇게 귀에 거슬리고 잘 안 들어왔던 대사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와서 1막 초반의 약간 지루한 인상을 덜어 주었다. 조정석 애쉬는 임강희 씨와 듀엣 부를 때 음색이 류정한 씨 때보다 잘 어울렸다. 아쉬운 점은, 1막에서는 자상한 연인이자 오빠, 친구였다가 2막에서 땀 냄새를 풀풀 풍기는 거칠고 약간 마초적인 인물로 확 변해 버리는 애쉬라는 인물을 소화하기에는 조정석 씨 이미지가 너무 곱상했다. 원래 샤방한 얼굴을 어떻게 하겠냐마는 나름대로 변신에 성공한 류정한 씨 무대를 본 후라서 그런지 감흥이 덜했다.

 스플래터 존은 2차 오픈 놓친 후에 취소분인지 딱 1장 남아있는 걸 건져서 보러 간 건데, 전에 생각보다 피를 적게 뿌려준다는 후기를 보고 좀 실망했었다. 그런데 그새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책을 바꿨나 보다. 공연 끝나고 바로 학원에 가야 했기에 그냥 우비 뒤집어쓰고 앉아 있었는데 바닥에 작은 웅덩이가 만들어지는 바람에 바지와 가방이 젖지 않을까 계속 신경이 쓰였다. 빈틈없이 우비로 방어막을 치고 있으니 김재만 씨가 다가와서 친히 손으로 머리에 (후드 위긴 하지만) 피칠갑을 해 주셨다. ㅜ_ㅜ 옆에 책상다리하고 앉은 사람은 우비 위에 고인 피가 한 컵 분량은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피 맞으러 가는 분들은 필히 여분 옷과 수건과 물티슈와 페브리즈를 충분히 준비해야 할 듯. 얼굴이나 소매에 피 몇 방울 묻었을 뿐인데 물감 때문인지 약품 냄새 같은 게 심하게 난다. 그리고 피가 좀 따듯하면 리얼하고 좋을 것 같은데. 찬물이 우비 위로 흘러내려서 닭살 돋고 기분도 좀 그랬다. 그래도 바라던 대로 듬뿍 뿌려주니 일부러 흰 티 입고 모인 분들은 보람있었을 듯.
2008/04/28 23:52 2008/04/28 23:52

맨 위로

뮤지컬 《이블데드》 후기 (0330)

2008/04/01 00:35, 글쓴이 LuNa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블데드 (Evil Dead, The Musical)



일시 : 3월 30일 오후 7시
장소 :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
캐스팅 : 류정한(애쉬), 정상훈(스캇), 양준모(제이크), 임강희(린다), 최혁주(쉐럴), 백민정(셸리, 애니), 김승필(에드) 외

 1차 티켓 오픈에서 참패한(티켓파크의 만행 참조.) 후 의식적으로 신경을 끊고 있다가 보러 간 공연. 샘 레이미 원작의 공포 영화를 코믹 호러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공연 시작할 때까지 옆에 아무도 안 오기에 워낙 구석 자리라서 루나양 왼쪽에 앉는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 싶었다. 그런데 '죽음의 책'에 대한 나레이션이 끝나고 조명이 켜졌을 때 왜 옆에 류정한 씨가 앉아 있는 겁니까;ㅁ;! 그러니까 그 자리가 '숲 속의 오두막으로 여행가는 5명의 대학생'이 타고 있는 '자동차'였던 거다. 공연 리뷰도 미리 안 읽고 가서 이런 장면이 있는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처음부터 너무 놀라서 노래 한 곡 할 동안 입 벌리고 멍청히 있었는데 그 얼굴이 어땠을까 생각하기 두렵다.

 미친 듯이 웃겨준다고 했는데 1막 중반까지는 그저 그랬다. <슈퍼마켓 하모니>도 재미있긴 했는데 배를 잡을 정도는 아니었고. 스캇 역은 조금 실망이다. 캐릭터 자체로 본다면 열심히 저속한 농담도 하고 깐죽대면서 웃음을 주는 감초 역할인데 그런 맛을 잘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나중에 등장하는 제이크가 더 제대로 된 조연 같았다. 하지만 쉐럴이 좀비로 변신하면서부터는 공연이 제대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인간일 때와는 180도 달라진 쉐럴의 엽기적인 언행! 아, 정말 그때부터 엄청 웃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슬쩍 원작을 언급하며 공포 영화의 문법 자체를 비웃어주는 센스도 대단했다. 애쉬와 스캇이 탱고를 추면서 "조낸 퐝(fang)당해!"를 외치는 것도 너무 절묘해서 쓰러지고. (지금 회상해 보건대 이 장면에서 그 날 스플래터 존에 뿌려질 피보다 더 많은 땀이 뿌려졌다;;) 그리고 제이크 역의 양준모 씨! 이분 목소리 정말 좋다! 딱 루나양이 좋아하는 묵직한 목소리다. ㅜ_ㅜ 이 분 스위니를 보지 못한 것이 한이로다. 게다가 은근히 영화(이블데드 2)의 캐릭터와도 닮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2막은 1막보다 더 (웃기다기보다는) 신났다. 좀비들이 죽음의 춤을 추는 장면은 박진감이 넘치고 박수치는 관객 호응도도 높았고, 맨 오브 라만차 패러디에서는 그야말로 박장대소. 애쉬가 투지를 불태우는 노래 멜로디가 참 마음에 들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가사가 "잘 알잖아 난 절대 안 죽어 주인공이잖아~"라서 다시 한 번 쓰러지고. 그런데 좀비들이 다시 살아나는 장면에서는 화성이 잘 안 맞아서 가사도 좀 불분명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박살 내줬어!"에서 류정한 씨를 포함해서 배우들이 제대로 feel~ 받아서 하더라. 관객들도 덩달아 열광&환호 모드. 정상훈 씨 마이크가 나가서 아쉽긴 했지만, 앵콜에서의 역할 바꾸기나 지킬 앤 하이드 패러디도 좋았다.

 아직 몇몇 조연들은 캐릭터를 완전히 소화하지 못한 것 같고, 간간히 무대 장치나 소품이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지만(그래도 배우들은 신경 안 쓰고 하더라. 대단하다.) 공연의 만족도 자체는 최상이다. 무엇보다 관객도 배우도 함께 즐기게 되는 공연이라는 것이 포인트다. 박수부대 교육받은 것도 아닌데 어쩜 그리들 손발이 척척 맞는지, 배우들 춤에서 손맛(?)이 느껴질 정도. 4월 중순으로 예매해 놓은 조정석/김재만 캐스팅도 무척 기대된다.
2008/04/01 00:35 2008/04/01 00:35

맨 위로

080122 티켓파크의 만행

2008/01/22 15:09, 글쓴이 LuNa
 뮤지컬 이블데드 1차 티켓오픈이라기에 예매를 하려고 아침부터 기다렸다. 개인적으로 티켓링크를 선호하긴 하지만 티켓파크 쪽에서 스플래터 존을 비롯해 보유좌석이 많기에 그곳을 전장(...)으로 택했다. 오픈 시각이 연기돼서 1시 50분부터 창 띄워놓고 기다렸는데 2시가 넘어도 좌석 선택이 안 된다. 몇 분 느려지는 거겠거니 하고 새로고침 간간이 해주며 기다렸다. 30분이 지나간다. 여전히 안 된다. (이 시점에서 티켓링크로 갈아탈까 했지만 어차피 내가 바라는 스플래터 존은 그쪽에선 매진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런데 잔여석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이게 뭔 일인고 하니 전화예매로 빠지는 거란다. 참고로 전화예매 수수료는 인터넷 예매 수수료의 딱 두 배다. 전화 연결이 바로 되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일단 전화예매는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지자 2시 30분까지는 그래도 건재했던 스플래터 존 잔여석이 점점 줄어들더니 0이 되었다. 그때가 2시 50분이 갓 넘은 시점. 그제서야 좌석표가 뜬다. 님 장난하세요? lllorz
 너무 열이 올라서 그냥 티켓링크에서 지름. 티켓파크 쪽 좌석이 대체로 좋은 자리이긴 하지만 장단 맞춰주기는 싫다. 인팍, 절대로 잊지 않겠다(이글이글).


 + 이어서 쓰는 일기. 요새 정말 막장이다. 이젠 눈까지 이상해졌는지 포탈 메인에서

이걸 보고

2008/01/22 15:09 2008/01/22 15:09

맨 위로

Quote : Sweeney Todd

2008/01/20 20:24, 글쓴이 LuNa
 … What is indisputable is that Sweeney Todd is a book-heavy musical. Its storyline and character development run directly parallel to those in the play; the plot and subplots are complicated and all major characters interlock and interrelate. Indeed, were one feeling pretentious one could even subtitle the piece Aspects of Love, for that is what everyone in the show is looking for. It is Sweeney's love for his wife and daughter that sustains him through his fifteen-year exile and brings him back to London; it is Mrs. Lovett's love for Sweeney that makes her keep his razors and forges anew their fatal partnership. Judge Turpin and Anthony both love Johanna in their different ways; and Johanna reciprocates. The Beggar Woman once loved and now "loves" professionally. Tobias has never known love but desires it above all else. Add to all this Sweeney's relationship with his razors and Mrs. Lovett's with the coin of the realm and you have just about covered the entire spectrum from necrophilia through rape and filial duty to romance. We care about the characters in Sweeney because they care so passionately about each other; and on a good night we plunge headlong to triumph and disaster with them. (후략)

- from "Introduction" by Christopher Bond
in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Applause Musical Library)
2008/01/20 20:24 2008/01/20 20:24

맨 위로

[DVD] Sweeney Todd in Concert (2001)

2008/01/05 23:34, 글쓴이 LuNa
사용자 삽입 이미지
Sweeney Todd in Concert (2001)
(with The San Francisco Symphony)
출연 : George Hearn (Sweeney Todd), Patti LuPone (Mrs.Lovett), Neil Patrick Harris (Tobias), Timothy Nolen (Judge Turpin),  Victoria Clark (Beggar Woman), Lisa Vroman (Johanna), Davis Gaines (Anthony)
연출 : Lonny Price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손에 들어온  《Sweeney Todd in Concert (2001)》 짧은 감상기. 물론 영상이야 구입하기 전에 미리 보긴 했지만 그걸 가지고 '봤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게다가 DVD에는 특전 영상까지 들어 있거든요. 비록 '시간이 부족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George Hearn은 갬흘', '손드하임 천재'로 점철된 메이킹 필름이지만(…) 이 작품에 대한 모두의 애착,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부클릿의 연출자 노트와 작품 해설도 나름 충실했고요. (작품 해설에서 '팀 버튼이 영화화한다는 루머가 돌았었다'는 부분을 읽고 피식.)

 이 영상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스위니 토드의 콘서트 버전입니다. 2000년에 손드하임의 70번째 생일을 기념하려 기획되었고, 뉴욕필과 협연하여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버전은 CD로 발매되었습니다.) DVD에 수록된 영상은 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한 것을 TV 버전으로 녹화/편집한 것입니다. 할로윈에 PBS에서 방영되었다고 하네요. 콘서트이기 때문에 Barber's Chair나 이발소 같은 장치를 볼 수 없어 아쉽긴 하지만, 배우들이 오케스트라에 둘러싸여 工 자 무대에서 연기하는 것도 충분히 이색적이고 흥미롭습니다.

 스위니 역의 George Hearn은 82년 판 DVD에도 출연한 배우인데, 원래는 Bryn Terfel이 캐스팅되었었지만 그가 등을 다치는 바람에 대신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이 걸출한 바리톤의 대타를 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고 하네요. 하지만 George Hearn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82년 판을 뛰어넘는 원숙미를 보여주었습니다. 전만큼 창백하고 소름끼치는 이미지는 아니지만, 그 안에 응축되어 있는 분노와 에너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스위니였습니다. Patti LuPone에 대해서는 전에도 입이 닳도록 언급한 것 같지만 다시 한 번 말하자면, 그녀는 너무 사랑스러운 러빗 부인입니다. 아무리 사악해도, 주책을 떨어도 매력적인 것을 어떻게 할까요. 스위니가 왜 그녀를 안 사랑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니까요(…).

 터핀 판사 역의 Timothy Nolen은 바닥까지 울리는 매우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배우였습니다. 알고 보니 1984년 스위니였다고 하네요. 그 목소리로 부르는 〈Epiphany〉가 정말 궁금합니다. Joyce Castle과 부른 〈A Little Priest〉를 맛보기(30초 미리 듣기-_-)로 들어봤는데, 그것만 들어서는 동일인인지 모르겠더라고요. Neil Patrick Harris는 토비아스라기에는 너무 똘똘해 보여서 문제지만, 연기와 노래가 훌륭했습니다. 〈Pirelli's Miracle Elixir〉에서 분위기가 확 살아나더군요. 〈Not While I'm Around〉도 매우 감미로웠고요. 안소니는 무난한 인상이었던 것에 비해 Lisa Vroman의 조안나는 연약하고 가냘픈 소녀가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후에 포그를 쏠 때에도 스스로 상황을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았거든요. 다소 신경질적인 조안나라는 캐릭터의 원래 모습은 아닌 것 같지만 이쪽도 설득력이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스위니 토드라는 작품이 한 번은 브로드웨이 버전으로, 한 번은 콘서트 버전으로 두 번에 걸쳐 영상 매체화 된 것은 ㅡ 게다가 곧이어 영화 DVD도 나오겠지요 ㅡ 루나양 같은 해외 늦깎이 팬에게는 대단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캐스팅이 등장하는 대단한 작품을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도 두고두고 볼 수 있다니 제작자들이 눈 앞에 있다면 한 번씩 안아주고 싶네요. 내내 "우리 작업의 스케일을 가늠해봤을 때 이게 정말 미친 짓이라는 걸 알았죠."라고 생색내도 용서해 줄게요. (꼬옥)
2008/01/05 23:34 2008/01/05 23:34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