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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니 토드
글 14개

Quote : Sweeney Todd

2008/01/20 20:24, 글쓴이 LuNa
 … What is indisputable is that Sweeney Todd is a book-heavy musical. Its storyline and character development run directly parallel to those in the play; the plot and subplots are complicated and all major characters interlock and interrelate. Indeed, were one feeling pretentious one could even subtitle the piece Aspects of Love, for that is what everyone in the show is looking for. It is Sweeney's love for his wife and daughter that sustains him through his fifteen-year exile and brings him back to London; it is Mrs. Lovett's love for Sweeney that makes her keep his razors and forges anew their fatal partnership. Judge Turpin and Anthony both love Johanna in their different ways; and Johanna reciprocates. The Beggar Woman once loved and now "loves" professionally. Tobias has never known love but desires it above all else. Add to all this Sweeney's relationship with his razors and Mrs. Lovett's with the coin of the realm and you have just about covered the entire spectrum from necrophilia through rape and filial duty to romance. We care about the characters in Sweeney because they care so passionately about each other; and on a good night we plunge headlong to triumph and disaster with them. (후략)

- from "Introduction" by Christopher Bond
in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Applause Musical Library)
2008/01/20 20:24 2008/01/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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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위니 토드》감상기

2008/01/17 21:53, 글쓴이 L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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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 팀 버튼

 개봉일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영화 스위니 토드를 드디어 보고 왔다. 팀 버튼과 조니 뎁의 만남, 헬레나 본햄 카터, 알란 릭맨의 초호화 캐스팅에 흥분하면서도 이 이름들이 무색한 작품이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도 하게 만들었던 작품. 그러나 팬심은 무서운 것이다(…). 이 블로그에 자주 들러주시는 분이라면 요새 루나양이 무섭게 버닝하고 있는 스위니 토드가 무슨 작품인지 모르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하고 설명은 생략한다.

 "이 영화는 예술 영화가 아니다."라고 팀 버튼이 말했다던가. 친절하진 않지만 적절한 설명이다. 이 작품은 험한 시대상황에서 소용돌이치는 인간들의 욕망을 거시적으로 그려낸 사회성 짙은 영화도 아니요, 음악적 완성도에 매진한 영화도 아니다. 대신 원작의 드라마와 주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살리는 데 치중했고, 스크린으로 옮겨놓는 과정에서의 섬세한 시각화도 두드러진다. 덕분에 뮤지컬 무대에서는 제한되게 마련인 시각적 사치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강점. 런던의 어두운 뒷골목과 하수구, 거침없이 쏟아지는 온갖 오물과 피를 생생하게 볼 수 있으니 노력하지 않아도 작품의 분위기에 푹 빠지게 된다. 역시 팀 버튼은 이런 분위기 조성에 조예가 깊은 듯?! 언제부터 이 작품의 영화화를 결심했는지는 몰라도 ― 2001년 DVD에도 팀 버튼 영화화 루머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니 꽤 오래된 것 같다 ― 슬리피 할로우에 이어 감독의 취향이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줄거리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도대체 결말이 다르다는 이야기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물론 <The Ballad of Sweeney Todd>가 안 나와서 영화가 갑작스레 끝난다는 느낌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결말 자체가 달라진 건 아니다. 오히려 작중 디테일에 가해진 변화가 더 많다. 조안나-안소니 커플 이야기가 많이 축소되었고, 비들은 불쌍할 정도로 비중이 없다. 등장인물 간의 관계도 미묘하게 다르고 곡이나 대사 순서에도 약간의 변동이 있었다. 뭐, 영화화하려면 각색은 필수니까. 나쁘지 않다. 다만 그 과정에서 주인공 커플을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이 가진 양면성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조금 아쉽다. 그 점에 대한 충분한 조명 없이는 복수자의 비극이라는 단순한 교훈을 전달하려는 이야기로 오해받기 쉽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역시 이름만큼 잘 해주었다. 특히 터핀 판사 역의 알란 릭맨. 이 사람은 궂은 인상도 아닌데 어쩌면 이리도 악역에 잘 어울릴까 감탄했다. 캐스팅이 딱 적격인 것이, 판사 가발도 잘 어울리고 대사할 때 목소리도 너무 좋다. 사람 좋은 미소를 띠고 안소니를 부를 때의 이중적인 모습도 그만이다. 터핀 버전의 <Johanna>가 나오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에 혹시 나중에 DVD를 사면 Director's cut으로 들어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OST에도 없는 걸 봐서 그건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너무 비중이 줄어든 조안나, 안소니, 거지 여인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나이 어린 배우가 조안나로 캐스팅된 건 실제 작중 나이(16살 정도?)와 비슷하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했겠지만 아빠인 스위니(조니 뎁)와 비주얼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잠깐 했다. 토비 역의 배우는 원작처럼 좀 모자란(simple-minded) 소년이 아니라 엄청 똘똘해 보였다. 약간 영악해 보이기도 하고 노래도 씩씩하게 잘 한다.

 조니 뎁을 위해서는 잠시 묵념. 이 영화 찍으면서 미간에 주름이 늘었을 것 같다. 빛바랜 화면 속에서 창백한 얼굴, 충혈된 눈을 하고 차갑게 복수를 다짐하는 스위니를 연기했다. 광기를 마구 폭발시키지는 않지만 상처 입은 눈에, 보다 냉혹하고 집요한 성격을 보여준다. 헬레나 본햄 카터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스위니-러빗 부인 관계에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기우였다. 그녀의 러빗 부인은 여전히 스위니한테 꼼짝을 못하고, 이용당하고, 비극의 여주인공이면서도 사랑스럽다(!) 이만하면 내가 러빗 부인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바라는 모든 것이 충족된 듯하지만 아쉽게도 유머가 조금 부족하다. 러빗 부인이 스위니에 대해 열위에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를 대하는 태도 자체는 매우 터프(?)하고 코믹한데, 그녀의 러빗 부인은 스위니를 너무 무서워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사랑스럽기는 하나 캐릭터의 매력이 반감되었다. 유머가 부족한 건 스위니도 마찬가지. 이래서야 '블랙 코미디'라고 할 수가 없는데, 쯧.

 스위니-러빗 부인 말고 다른 커플. 영화에서 거의 희미해진 조안나-안소니 커플과 달리 러빗 부인과 토비의 관계는 조금 더 깊이 들어간다. 내 머릿속에서 토비는 십대 후반에서 스물하나 정도의 소년-청년의 이미지였는데 영화의 토비는 기껏해야 13살을 넘지 않을 것 같은 소년이다. 그래서 극 중 설정이 너무 어리지 않은가 싶었는데, 러빗 부인의 모성애를 더욱 조명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By the Sea>에서 소풍 나온 스위니와 러빗 부인, 토비 셋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멀리서 보면 마치 단란한 가족 같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 중 하나였는데(줄무늬 수영복 입고 아무렇게나 앉아 있는 스위니도 귀엽고, 러빗 부인 상상도 깜찍하고), 그저 셋이서 알콩달콩 유사 가족 놀이를 하면서 ― 진짜 가족이 되면 더 좋고 ― 살고자 하는 러빗 부인의 소망을 너무 잘 반영하고 있다. 후에 몰라도 좋을 사실을 너무 많이 알게 된 토비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은 러빗 부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것도 그렇다. 한국판 뮤지컬에서는 <Not While I'm Around> 중간에 그녀가 토비의 목을 조르려고 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었는데, 스크린 속에서 번민하는 헬레나 본햄 카터의 두 눈에는 물기가 가득하다. 스위니에 대한 압도적인 애정이 모성애를 단시간에 제압해 버리는 원작과는 다른 연출이다. 마음에 든다.

 이제 걱정했던 문제들로 넘어가본다. 먼저 음악. 배우들 노래야 처음부터 OST 미리듣기를 해서 강화된 신경으로 무장하고 가니 그럭저럭 들을 만했다. <Epiphany>가 예상대로 실망스러웠고 (OST로 다시 들어보니 그 정도는 아니다. 나름대로 괜찮은데 왜 영화로 볼 때는 미진한 것 같았지?) 헬레나 본햄 카터 음색이 노래와 잘 안 어울린다는 점만 말해 둔다. 하지만 배우들의 가창력보다 더욱 아쉬운 점은 경쾌한 넘버들이 가위질을 많이 당했다는 사실이다. <Pirelli's Miracle Elixir>나 <God, That's Good!>, <A Little Priest>는 분량이 상당히 줄었고, <Kiss Me> 같은 빠른 넘버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게다가 곡을 가리지 않고 앙상블이 있는 부분을 죄다 잘라버렸다. 그래서인지 뮤지컬보다 전개가 지루한 느낌이었달까, 기복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거지 여인 등장씬에서는 음악이 복선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각색 때문에 그 복선이 너무 늦게 나온다. 반면 오케스트레이션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여기에 어울리는 앙상블이 있어야 했는데…….

 다음은 자막. 트레일러의 난감한 번역과 원작의 난해한 가사 때문에 상당히 걱정되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의외로 가끔 눈에 띄는 미묘한 오역을 빼면 작품 이해에 큰 무리 없는 번역이었다. 물론 제작 차원에서 가위질 당한 부분에 번역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도 했지만, 의역을 할 때에도 나름대로 위트를 발휘하려는 노력이 엿보여서 ― "Bless my eyes! 흐뭇한 광경이야!", "The closest I ever gave. 매우 바짝 깎아드리죠." ― 괜찮은 자막이었다고 생각한다. 오페라의 유령 때처럼 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확실히 노래는 많이 부족했고 각색에 의문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탈색된 스크린에서 넘치는 생동감이 팬심을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했다. 매력적인 작품을 영화관에서 보다 친근하게, "저렴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포인트. 하지만 나는 뮤지컬 버전을 또 보고 싶다. lllorz
2008/01/17 21:53 2008/01/17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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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16 지름의 결과

2008/01/16 16:35, 글쓴이 L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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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샷!! 'ㅂ'

 아마존에서 지른 손드하임 박셋 도착! 현지 시각으로 6일에 보냈는데 오늘 도착했으니 Standard International Shipping치고는 굉장히 빨리 도착한 셈이다. 그리고 박스가 커서 그랬는지 집배원 아저씨가 집까지 직접 배달해 주셨다. 게다가 50% 할인으로 샀으니 정말이지 행복한 지름 생활이다;ㅁ; 총 6 디스크로, 다섯 작품(Into the Woods / Sunday in the Park with George / Follies in Concert / Passion / Sweeney Todd in Concert)과 A Celebration at Carnegie Hall로 구성되어 있다. 스위니 토드 인 콘서트는 두 장이나 생겨버렸으니 이거야말로 진정한 빠순의 자세인가. ㅡ "한 장은 소장용, 한 장은 전도용이어요~" 봐서 둘 중 하나를 처분하든지 선물하든지 해야겠다. (DP 외에 개인이 DVD 팔 수 있는 사이트를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념으로 A Celebration at Carnegie Hall에 수록된 <Symphonic Sondheim : Sweeney Todd>를 올려본다. 환상곡처럼 편곡한 건가 싶었는데 중간에 노래도 부르고, 조곡이라고 해도 여전히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좋으니까. :) 업로드 용량 제한 때문에 인코딩 설정을 빈약하게 할 수밖에 없었음을 양해해 주시길.

2008/01/16 16:35 2008/01/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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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Sweeney Todd in Concert (2001)

2008/01/05 23:34, 글쓴이 L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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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ney Todd in Concert (2001)
(with The San Francisco Symphony)
출연 : George Hearn (Sweeney Todd), Patti LuPone (Mrs.Lovett), Neil Patrick Harris (Tobias), Timothy Nolen (Judge Turpin),  Victoria Clark (Beggar Woman), Lisa Vroman (Johanna), Davis Gaines (Anthony)
연출 : Lonny Price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손에 들어온  《Sweeney Todd in Concert (2001)》 짧은 감상기. 물론 영상이야 구입하기 전에 미리 보긴 했지만 그걸 가지고 '봤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게다가 DVD에는 특전 영상까지 들어 있거든요. 비록 '시간이 부족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George Hearn은 갬흘', '손드하임 천재'로 점철된 메이킹 필름이지만(…) 이 작품에 대한 모두의 애착,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부클릿의 연출자 노트와 작품 해설도 나름 충실했고요. (작품 해설에서 '팀 버튼이 영화화한다는 루머가 돌았었다'는 부분을 읽고 피식.)

 이 영상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스위니 토드의 콘서트 버전입니다. 2000년에 손드하임의 70번째 생일을 기념하려 기획되었고, 뉴욕필과 협연하여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버전은 CD로 발매되었습니다.) DVD에 수록된 영상은 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한 것을 TV 버전으로 녹화/편집한 것입니다. 할로윈에 PBS에서 방영되었다고 하네요. 콘서트이기 때문에 Barber's Chair나 이발소 같은 장치를 볼 수 없어 아쉽긴 하지만, 배우들이 오케스트라에 둘러싸여 工 자 무대에서 연기하는 것도 충분히 이색적이고 흥미롭습니다.

 스위니 역의 George Hearn은 82년 판 DVD에도 출연한 배우인데, 원래는 Bryn Terfel이 캐스팅되었었지만 그가 등을 다치는 바람에 대신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이 걸출한 바리톤의 대타를 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고 하네요. 하지만 George Hearn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82년 판을 뛰어넘는 원숙미를 보여주었습니다. 전만큼 창백하고 소름끼치는 이미지는 아니지만, 그 안에 응축되어 있는 분노와 에너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스위니였습니다. Patti LuPone에 대해서는 전에도 입이 닳도록 언급한 것 같지만 다시 한 번 말하자면, 그녀는 너무 사랑스러운 러빗 부인입니다. 아무리 사악해도, 주책을 떨어도 매력적인 것을 어떻게 할까요. 스위니가 왜 그녀를 안 사랑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니까요(…).

 터핀 판사 역의 Timothy Nolen은 바닥까지 울리는 매우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배우였습니다. 알고 보니 1984년 스위니였다고 하네요. 그 목소리로 부르는 〈Epiphany〉가 정말 궁금합니다. Joyce Castle과 부른 〈A Little Priest〉를 맛보기(30초 미리 듣기-_-)로 들어봤는데, 그것만 들어서는 동일인인지 모르겠더라고요. Neil Patrick Harris는 토비아스라기에는 너무 똘똘해 보여서 문제지만, 연기와 노래가 훌륭했습니다. 〈Pirelli's Miracle Elixir〉에서 분위기가 확 살아나더군요. 〈Not While I'm Around〉도 매우 감미로웠고요. 안소니는 무난한 인상이었던 것에 비해 Lisa Vroman의 조안나는 연약하고 가냘픈 소녀가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후에 포그를 쏠 때에도 스스로 상황을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았거든요. 다소 신경질적인 조안나라는 캐릭터의 원래 모습은 아닌 것 같지만 이쪽도 설득력이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스위니 토드라는 작품이 한 번은 브로드웨이 버전으로, 한 번은 콘서트 버전으로 두 번에 걸쳐 영상 매체화 된 것은 ㅡ 게다가 곧이어 영화 DVD도 나오겠지요 ㅡ 루나양 같은 해외 늦깎이 팬에게는 대단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캐스팅이 등장하는 대단한 작품을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도 두고두고 볼 수 있다니 제작자들이 눈 앞에 있다면 한 번씩 안아주고 싶네요. 내내 "우리 작업의 스케일을 가늠해봤을 때 이게 정말 미친 짓이라는 걸 알았죠."라고 생색내도 용서해 줄게요. (꼬옥)
2008/01/05 23:34 2008/01/05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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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03

2008/01/03 19:10, 글쓴이 LuNa
 - 해외 지름질의 부작용이라 여기고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DVD를 두 달 만에 받았다. 그동안 항의 메일을 열심히 보냈지만 환불해줄 기미가 없어서 골치 아팠는데 이렇게 늦게라도 도착하니 손해 봤단 느낌은 안 들어서 좋다. 그런데 또 문제는 그 사이에 내가 이 물건 받는 걸 포기하고 아마존에서 크리스마스 기간 한정 50% 세일할 때 손드하임 박셋을 질렀다는 거다. 엄청난 폭탄 세일이라는 것 이외에 그 박셋을 지른 이유는 오로지 이 타이틀 하나 때문이었는데. (어쨌든 어쌔신과 스위니 토드 외에 손드하임 작품을 접해본 일이 없으니 지금으로서는 그렇다. 올해 5월에 컴퍼니도 공연한다고 하는데, 노래 한 곡 들어본 일 없지만 이 동영상 하나만으로도 좋아질 것 같은 예감.) 어차피 재고가 없어서 주문 넣어놓고 기다리는 상태니까 취소하자면 할 수도 있지만 세일가가 아쉽다. 지금은 다시 10% 할인밖에 안 해주기에 저거 주문하고 나서 엄청 약삭빠른 짓 했다고 의기양양해 하고 있었는데. lllorz 날 이런 고민에 빠뜨리다니 번뇌의 스위니로다.

 - 요새 속이 헛헛해서 자꾸 뭔가가 먹고 싶은데 뭐가 먹고 싶은지를 모르겠다. 며칠 동안 먹은 음식이 좀 느끼해서인지 신선하고 상큼하고 좀 차가운 음식 같은 형용사만 입에서 맴돈다. 지금 생각나는 거라곤 연어님 정도.
2008/01/03 19:10 2008/01/0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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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 : 러빗 부인

2007/12/21 00:08, 글쓴이 L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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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Angela Lansbury, Patti LuPone, 홍지민.

 예전에도 언급했든 러빗 부인은 굉장히 다면적인 캐릭터이다. 사실 《스위니 토드》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악의 하수인이자 아첨꾼인 비들은 한편으로는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음악 애호가이며, 순수하고 선량한 젊은이로 묘사되는 안소니는 “당신을 훔쳐내겠다.”고 조안나를 향한 맹목적인 열정을 표현한다. 어쩌면 안소니가 지닌 것과 같은 이런 맹목성이야말로 이 작품의 다양한 캐릭터를 아우르는 하나의 축일지도 모른다. 스위니와 러빗 부인은 이 축에 작중 어느 캐릭터보다도 더 가까이 있다. 그러나 나는 스위니 토드보다 러빗 부인의 캐릭터에 더 흥미를 느낀다. 왜일까?

 스위니 또한 복잡한 인물이지만 그의 심중을 파악하는 일이 대단히 어려운 것은 아니다. 밝고 순진했던 남자, 세상의 모든 행복을 다 가지고 있었지만 한순간 그것을 모조리 빼앗기고 생지옥으로 내팽개쳐졌던 그가 겪었을 고통, 그의 마음속에 자라나는 분노와 복수심은 물론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지만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 거의 손닿는 곳에 있었던 기회를 날려버린 후 남은 절망이 광기와 어우러져 “세상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데, 어차피 가해자인 우리는 모두 죽어도 싸지 않은가”라는 계시와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장면도 일단 스위니와 작품에 익숙해지고 나면 지나친 비약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2막의 〈Johanna〉에서는 일상이 된 살인에 무감각해지면서도 딸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마치 무력한 가장의 비애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에게 이입하게 된다.

 그런데 스위니에 비해 관객들이 러빗 부인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무엇인가? 벤자민 바커의 이웃이었고, 그를 남몰래 연모했던 파이 집 주인, 나이 든 과부, 그게 전부다. 그녀는 언제 과부가 된 것일까? 설사 남편을 지나치게 일찍 잃은 것이 아니라고 해도 따뜻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 15년 전에도 아내가 있는 바커를 짝사랑하고 있었다고 하니까. (이제 보니 오리지널 대본에는 17년 전에 남편 알버트가 죽었다고 나온다.) 그러면 그가 유형지에 끌려간 이후 그녀는 혼자 무엇을 하며 살았을까? 간접적인 단서조차도 없다. 그저 그녀가 처한 현실인, 생계에 하등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최악의 파이 집과 15년간 그녀가 팔지도 않고 보관해온 바커의 면도칼만이 험한 세상을 탓하며 남루한 생을 이어나가는, 그러면서도 과거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 하는 외로운 여자를 엿보게 해줄 뿐이다.

 그런데 러빗 부인이 보여주는 성격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그녀는 광기에 사로잡힌 스위니조차도 상상할 수 없었던 기발함과 대담함을 보여준다. ‘인육으로 파이를 만들자 ― 시체도 처리하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와 같은 생각은 아무나 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처음에 스위니의 살의에 거부감을 보이고 그것을 억누르려 했던 그녀는 이제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그를 부추긴다. 방해꾼은 모두 스위니의 이발소로 보내버리면 그만, 그녀에게는 거리낄 것이 없다. 늘어가는 수입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이 작품 최대의 악역인 터핀 판사조차도 그녀의 사악함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런데 그 모든 행동을 통해서 그녀가 추구하는 욕망이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소박한 것이다. 바로 스위니와의 로맨스. 그녀는 그 한 가지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토비를 가엾게 여겨 상냥하게 대해주는 모성애를 가진 그녀이지만, 그녀가 꿈꾸는 스위니와의 행복한 생활을 위협하는 요소라면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해치울 수 있는 냉혹함도 그녀의 또 다른 일면이며, 그것이 스위니를 향한 맹목적인 애정에서 비롯한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남다르게 사악한 면모를 가지고 있지만 그런 강력한 동인이 없었다면 그것이 외부로 표출될 기회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서 또 주목하게 되는 것은 러빗 부인과 스위니의 관계이다. 전에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2005년 리바이벌 OST로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점 중 하나는 과연 스위니가 러빗 부인의 애정에 제대로 화답하고 있는가였다. 부클릿에 전체 대본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듣지 않고서는 그 문제에 대해 단언하기 어려웠다. 러빗 부인 쪽의 감정은 명확했지만, 스위니가 그녀를 ‘my pet, my love’라고 부르는 것이 그냥 그러는 건지 진심인지, ‘Anything you say’라는 대꾸가 ‘니 맘대로 생각하세요’인지 ‘당신이 그렇다면야’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스위니가 러빗 부인을 대하는 표면적인 태도는 전반적으로 모호하다. 아니, 그보다는 ‘척하고 있다’고 하는 게 옳겠다. 그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러빗 부인에게 마음을 줄 생각도 없지만, 어쨌든 유력한 조력자인 그녀에게 적당히 맞장구쳐주는 척할 뿐이다.

 이렇게 보면 스위니가 복수를 위해 그녀를 이용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받을 수 있다. 러빗 부인의 일방적인 애정 때문에 둘의 관계에서 그녀는 항상 열위에 있다. 그녀 자신도 그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언젠가는 그가 복수심을 잊어버리고 그저 둘이서 한적하게 여생을 보내기를 바란다. 내게 〈By the Sea〉가 대단히 슬픈 곡으로 느껴졌던 것도 그 때문이다. 바닷가에서 둘이 부부처럼 행복하게 사는 백일몽에 빠져 있지만 그녀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어지는 대사로 명백하게 알 수 있다. ― “그래도 당신, 나를 조금은 사랑하는 거지?” 특히 홍지민 씨의 연기는 더더욱 서글픈 느낌을 주었는데, 다른 러빗 부인은 혼자 망상하는 선에서 그치는 반면 홍지민의 러빗 부인은 적극적으로 대답을 요구한다. 그의 본심을 알고 있으면서도 ‘필사적으로’ 관심을 끌려는 그녀의 노력은 대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답을 들려달라는 애원에 가깝다. 이것은 『오페라의 유령』에서 에릭이 울고 있는 크리스틴 앞에서 그녀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복화술을 펼치며 재롱(?)을 떠는 장면이 나를 그야말로 펑펑 울게 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Sweeney Todd in Concert(2000)

Patti LuPone

 내가 전에 몇 차례 러빗 부인이 너무 매력적이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한 것 같은데, 스위니가 러빗 부인에게 반하면 당연히 이 모든 것에 영향을 줄뿐더러 이야기도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이유로 Patti LuPone의 러빗 부인에게는 그다지 이입을 할 수 없었다. 연기도 노래도 흠 잡을 데가 거의 없는데 너무 매력적이라는 게 단점이라는 것이 아이러닉하다. 콘서트 버전(사진)에서도 그렇게 느꼈는데 아예 연출 단계에서 관능적인 러빗 부인을 시도한 2005 리바이벌을 봤다면 또 어땠을지. 한국 캐스팅에서 박해미 씨보다 홍지민 씨가 더 좋은 평을 받았던 것에는 그런 점도 일조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실 박해미 씨는 원래 성격도 화끈한 것 같고, 워낙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상이라서 러빗 부인으로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말하지만, 박해미 씨 러빗 부인을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다른 분들의 여러 리뷰를 보건대 염려했던 대로 평소의 이미지 대신 러빗 부인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몰입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

 하지만 보답 받지 못하는 사랑의 희생자인 러빗 부인이 마냥 비운의 여주인공인양하고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녀는 이 작품에 가장 큰 웃음을 선사하는 요소 중 하나다. 아줌마다운 호들갑스럽고 주책 맞은 성격에다 즐거운 장면, 심각한 장면 가리지 않는 유머 감각을 자랑하는 그녀는 이 음울하고 어두운 작품에 코믹함을 더한다. 러빗 부인이 있기에 《스위니 토드》는 싱겁지 않은, 맛깔스런 작품이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녀가 우스꽝스러운 인물이기 때문에 마지막 시퀀스에서 결정된 그녀의 운명이 더욱 비극적으로 다가온다. 예정된 파국이기는 해도, 언제나 스위니와의 관계에서 열위에 있었던 러빗 부인이 결정적인 사실 하나를 속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그녀는 우스운 겉모습 아래 갈무리해두었던 복잡한 감정을 모두 분출한다. 그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을 정도.

 이야기가 꽤 길어졌다. 러빗 부인을 편애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이쯤에서 그만하기로 하고, 그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곧 개봉할 영화판의 러빗 부인인 헬레나 본햄 카터가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서 내 팬심에 더 많은 소재를 제공해주었으면 한다. 불은 땔감이 있어야 타는 법(…).

2007/12/21 00:08 2007/12/2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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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218

2007/12/18 22:38, 글쓴이 LuNa
 - 《스위니 토드》 영화판 OST가 발매되었다. 예약판매할 때 질러버릴까 생각했지만 정식 수입이나 라이센스반을 기다리기로 했다. 전에 주문한 DVD도 국제 미아가 되었는지 한 달이 넘도록 안 오고 있어서 더더욱 기다리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부터 미리 듣기도 생겼는데, 들어보니 역시 캐릭터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특히 헬레나 누님은 외모와 안 어울리게 목소리가 맑고 소녀스럽다. 어쨌거나 팬심으로 보고 듣는 거지 처음부터 지나친 기대는 말자고 자기 최면을 걸고 있었으니 이 정도면 만족스럽게 들을 수 있을 듯. 다만 <Epiphany>가 걸린다. 그런데 투덜거린다고 OST 안 살 것도 아니고, 영화 안 볼 것도 아니고, DVD 안 살 것도 아니고(...)

 - 드디어 내일이 대선. 유권자가 되고 나서 세 번째 투표이자 첫 대선 투표인가. 제발 '압도적인 지지율'로 모 후보가 당선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게 내 바람이지만 우리 부모님을 보면 사표 만들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많을 듯. 내 것은 이미 사표로 확정됐다. -_-;

 - 팟캐스트 만세다. 영국 남자가 영국 억양으로 스위니를 예찬하는 걸 들을 수 있어!;ㅁ; 그래, 그래야지.
2007/12/18 22:38 2007/12/1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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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205

2007/12/05 22:11, 글쓴이 LuNa

 - 드디어 국내에도 《스위니 토드》 영화판 공식 트레일러가 유포되었다. (영상은 이미 발표된 것과 동일하지만 한국어 자막이 있다는 뜻.) 개봉일은 08년 1월 중이라고만 되어 있다. 한창 기대하고 있던 《스위니 토드 인 콘서트》 공연도 취소된 이때 영화라도 빨리 개봉해서 이 허한 마음을 채워주었으면. 그런데 트레일러를 보고 있자니 그동안 우려했던 일이 기우가 아니었던 것 같다. 얼마 나오지도 않는 대사가 번역이 좀 난감. ("At last, my arm is complete again!"을 "드디어 팔이 다 나았군"이라고 번역하다니, 줄거리를 새로 쓰는 수준이다;) 역자가 아직 작품을 다 보지 못하고 번역해서 그런 것이라고 믿는 게 정신 건강에 좋겠지? 애초에 번역이 불가능한 〈A Little Priest〉같은 곡도 있으니 흠을 찾아내는 레이더는 잠시 집에 두고 보러 가야 하겠지만, 어려운 작품인 만큼 실력 있는 역자가 맡았으면 좋겠다.

 -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이벤트 당첨. 요런 자잘한 행운이 생활의 재미다.

2007/12/05 22:11 2007/12/05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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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실망

2007/10/31 10:40, 글쓴이 LuNa
 YesAsia에다 2주도 더 전에 2001년 《Sweeney Todd in Concert》 DVD를 주문해 놨었는데 계속 물품 공급 중이라고 해서 느긋하게 기다리자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어젯밤에 공급 불가 메일이 왔다. 문제는 무료 배송받으려고 같이 주문한 (별로 쓸 데는 없는) 싼 상품 하나가 취소/환불 불가 상품이어서 배송비를 더 물고 사야 할 판이었는데, 불안해하며 메일을 보내니까 상품 공급 못 한 자기들 잘못이라고 주문 전체를 취소해줘서 다행이었다. (적어도 메일 답변은 빠르고 융통성이 있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아마존닷컴에 주문을 넣었는데 배송비 때문에 $7나 더 들었다. 어윽, 속 쓰려. 그런데 예상 배송 날짜를 보니까 2008년이다. 상품 공급에 6주가 걸린단다. 잘하면 그동안에 영화 DVD도 나오겠구려. 이것도 한 달쯤 기다리게 한 다음에 '절판된 지 모르고 있었어요, 죄송' 이렇게 나오면 어떻게 하지.

+ 그래서 이번에는 손드하임 컬렉션 박셋을 질러볼까 생각중이다. 문제의 타이틀도 박셋에 포함되어 있다. 이베이 신전에 제물을 올리나니 지름신이여 나를 도우소서;ㅁ; (어쩌다 한 번 잘못 낚여서 이게 뭔 짓이래요.)
2007/10/31 10:40 2007/10/3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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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Sweeney Todd (1982)

2007/10/20 19:38, 글쓴이 LuNa
사용자 삽입 이미지
Sweeney Todd -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1982)
(filmed before a live audience in Los Angeles during the 1982 national tour)
출연 : George Hearn (Sweeney Todd), Angela Lansbury (Mrs.Lovett), Cris Groenendaal (Anthony), Sara Woods (Beggar Woman )
연출 : Terry Hughes, Harold Prince

 참으로 열성적인 누군가가 이 영상과 2001년 콘서트 영상의 상당 부분을 유튜브에 올려놓았더군요. 일단 미리 감상해 주고 2001년 DVD를 주문해 놓았습니다. 이 타이틀은 의외로 학교 도서관에서도 소장 중이더군요. 이렇게 고마울 데가! (비록 학교 감상실에 있는 플레이어는 코드 프리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 많았지만.) 그래서 남들은 시험 공부하는데 밑에서 재미있는 DVD를 시청해 주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우선 주인공 커플 배역 소개.

 Angela Lansbury는 1979년 오리지널 캐스트로 러빗 부인 역을 '선점'했다고 할 만한 인물이고, 또 그 역을 가장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맡아온 배우입니다. 방정맞은 과부부터 인상 좋은 아주머니까지 다면적인 러빗 부인을 잘 소화해냈습니다. 사실 노래만 놓고 보자면 지나치게 캐릭터에 함몰된 그 목소리보다는 Patti LuPone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연기로 말하자면 루나양이 생각하는 러빗 부인의 캐릭터에 가장 근접한 것은 아무래도 Angela Lansbury가 아닌가 싶어요. Patti LuPone은 러빗 부인이라기에는 너무… 매력적이거든요. (2005년 revival에서는 아예 섹시 컨셉으로 나갔다고 하죠?) 1979년 스위니였던 Len Cariou와 손드하임의 75번째 생일 기념 콘서트(2005)에서 <A Little Priest>를 노래하는 동영상을 보았는데, 여전히 놀랄만큼 재치있는 러빗 부인을 보여주더군요.

 스위니 토드 역의 George Hearn은 이 영상을 촬영할 때 40대 후반쯤 되었을 텐데 지나치게 노안이라서 슬펐습니다. 분장 때문인지 2001년 콘서트 영상에서보다 늙어 보였어요. 생각해보면 스위니는 십수 년을 유형지에서 고생하며 살았으니 초췌한 것도 당연한데 루나양은 이미 류정한 씨와 죠니 뎁의 비주얼에 익숙해졌거든요(…) 하지만 연기와 노래 모두 매우 훌륭한 스위니였습니다. 1982년이나 2001년이나 엄청나게 원숙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오리지널 스위니인 Len Cariou보다 ㅡ 물론 음악만 들어봤지만 ㅡ 훨씬 듣기 좋은 바리톤이었어요.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던 것.

 우선 조안나 역의 Betsy Joslyn. 표정 연기 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건지, 원래 노래를 그렇게 부르는 건지. 정서가 불안정한 인물로 표현하려고 했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몸)개그를 할 필요는 없잖아요! 감정 이입이 전혀 안 되어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ㅠ_ㅠ 그렇게 오버를 하며 연기를 하니 노래도 같이 망가지잖아요, 세상에.

 아무래도 시대가 있다 보니 비주얼이 좀……. 무대 장치 이런 거 다 괜찮아요. 얼마 전에 본 서울 공연에 비해 엄청 초라하지만 다 이해해요. 하지만 적어도 의상과 헤어 스타일만큼은 보기 좋게 해줄 수 없었나요. 얼굴에 허옇게 분칠한 스위니가 어깨에 힘 잔뜩 들어간 셔츠에 멜빵 바지 입고 나올 때는 정말 사레들리는 줄 알았습니다. 샛노란 곱슬머리 가발 쓴 조안나 빼고 다른 등장인물들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주인공이 이래서야. -_-;

 DVD치고 화질이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소리는 5.1채널로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쳤다고 하는데 학교에서 헤드폰으로 듣느라 확인할 길은 없었어요. 하지만 영어 자막이 있는 것은 좋더군요. 특전영상 같은 게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요. 2001년 콘서트 DVD에는 25분짜리 메이킹 필름이 들어 있다고 하니 기대하고 있습니다.
2007/10/20 19:38 2007/10/2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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