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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일기
글 60개

모 양의 첫사랑 이야기(낚시일까?)

2007/06/21 22:16, 글쓴이 LuNa
※ 이 이야기는 200% 픽션입니다.

 법전이 너무나 좋았던 어느 소녀(?)가 있었습니다. 법전은 그녀의 첫사랑이었습니다. 판례를 많이 알고 있어 믿음직한 소법전도 좋았지만 어쩐지 벚꽃 흩날리는 봄날이면 자꾸만 들춰보게 되는 시험용 법전이야말로 그녀의 동반자였습니다. 시험용 법전만 보면 한없이 사랑스럽고 품에 안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던 그 소녀는 법전을 그냥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손을 법전에 동화시키기로 결심했습니다.

 '손바닥을 표지에 붙여버릴까? 아냐, 책장을 넘길 수 없을 거야.'
 '스트랩을 달아볼까? 손목이 부러질 텐데.'

 사랑스러운 시험용 법전과 동화되고픈 소녀의 바람은 이렇게 실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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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1 22:16 2007/06/2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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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OTL 일지

2007/04/23 22:48, 글쓴이 LuNa
1. 정치학원론

 과목명과 학과, 이름을 한자로 쓰라고 했다?! 분명 감점이 있다고 했던 것 같다. 한자를 읽고 쓰는 데 ㅡ 그래도 읽는 건 문맥상으로 대충 할 수 있지만 ㅡ 극히 서투른 루나양. 제대로 쓸 줄 아는 건 이름뿐. 결국 '론'자를 쓸 수가 없었다. 집에 와서 보니 책상 책꽂이 절반을 '論'자가 차지하고 있었다. OTL

2. 행정법총론

 아니 교수님, 분명 약술 2문제 낸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약술 하나는 그렇다 쳐도, 책에 약 반페이지밖에 설명되어 있지 않은 케이스를 내시다니요오… 이것은 신의칙 위반입니다, 슨생님OTLorz
 학교 자게에서는 다른 수강생들이 '낚였다!'고 외치고 있었다.

3. 민사소송법

 시험을 보고나서 '이번엔 확실히 망쳤다'고 생각한 적은 많다. 그래도 학점은 꽤 잘 나오는 편이었다. 원래 답안을 길게 쓰는 스타일도 아니다. 한 시간에 답안을 4장씩 써대는 애들 틈바구니에서도 지금까지 2장을 넘겨본 적이 없다. 하지만 25점짜리 문제에 열 줄 쓰고 나온 건 처음이다. 약술형 문제를 보고 패닉 상태에 빠진 것도 처음이다. 말 그대로 머릿속이 하얘졌다! 확실히 다른 시험 없는 날 저녁에 친다고 해서 더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성적이 잘 나오는 것도 아닌 듯하다.

4. 시험에 대처하는 루나양의 자세

 첫날 시험이 끝나자마자 집에 와서 '론'자에 대해 ㅡ 어무이가 놀리실 걸 뻔히 알면서도 ㅡ 우스갯소리 겸 떠벌린 것은 확실히 떡밥이었다. 덕분에 우리 어무이는 이번 시험 기간 내내 저 소리만 하실 테고 다른 (우울한) 시험에 대해서는 아무 소리 안해도 되겠지. 어무이는 지금도 밖에서 "'론'자 못쓰는 애 공부하니? ~_~" 이러고 계신다. 그렇다. 이것이 루나양의 생존전략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나름대로의 효과는 있다.
2007/04/23 22:48 2007/04/23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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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과 근황

2007/03/13 22:37, 글쓴이 LuNa
 하나. 개강했습니다. 확실히 방학 때보다는 한가합니다(?) 적어도 다음 방학까지 전화 통화 한 번에 한 달 동안 잔소리들을 일은 없겠죠. 택배 아저씨가 아닌 외부인도 잔뜩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광합성도 실컷 했습니다! (왠지 <쇼생크 탈출>이 생각나는 루나양.) 하지만 개강 후 일주일은 수강정정에 신경쓰다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네요. 그리고 그새 보강 일정이 세 개나 잡혔답니다. 밥 좀 먹고 다니고 싶어요.

 둘. 공강 시간에 중도에서 노닥거리다가 '고전' 반열에 속하는 추리소설들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오래전에 읽어놔서 분명 읽었었는데 처음 보는 것 같이 느껴지는 작품도 꽤 있더군요. 지금은 브라운 신부 전집을 다시 읽고 있는데 역시 신부님은 성격도 좋고 귀여움까지 갖춘, 명탐정계에서는 흔치 않은 매력의 소유자네요>ㅂ< 캐릭터 덕분인지 이 시리즈에는 왠지 가볍게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이 다음으로는 뭘 읽어야 할지 고민이네요.

 셋. 예스24에서 수입 음반 할인을 하길래 위시리스트에 있던 앨범 중 몇 장을 질렀는데 통 올 기미가 안보이네요. 주말에 집에서 뒹굴다 혼자 놀기의 일환으로 CD장 정리를 하다가 자켓 색깔별로 줄을 세운다든가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하는 김에 알맹이도 늘어놓고 사진도 찍고 하니 시간이 금방 가더군요. 자켓에는 보통 그림이나 사진이 있어서 색 고르기가 힘들었고, 알맹이는 생각보다 흰색, 검은색이 많고 원색은 별로 없더군요.

역시 원색=승환옹(?) 승환옹 앨범만 따로 늘어놔도 거의 저런 배색이 되지만 귀찮아서 패스.

알맹이는 너무 블랙/화이트 일색이라 힘들었음. (음악 취향의 문제인가;)

2007/03/13 22:37 2007/03/1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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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2007/02/02 23:06, 글쓴이 LuNa
 어느 날 L양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며 고민에 빠졌다. 스무 해를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실제보다 나이 들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어왔던 그녀다. 좋게 말해 성숙해 보인다이고 나쁘게 말하면 삭았다는 뜻이니 어느 여자가 그런 소리를 듣기 좋아하랴. 게다가 요즘 대세는 동안이다. 60살 넘은 할머니가 30대 후반처럼 보이려고 요가를 배운다는 세상이니 그녀의 고민도 알 만하다.
 그래서 L양은 심심풀이로 챙겨보는 아침, 저녁 프로그램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방영해주는 '어려보이는 비법'을 이론적으로 터득한 후 이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동그랗고 귀여운 얼굴은 태생적으로 불가능했지만, 나름대로 쌍꺼풀이 있고 결코 작다고는 할 수 없는 눈에다가 풋풋한 생얼, 두어 살은 어려 보이게 해준다는 뿔테 안경에 앞머리 또한 뱅으로 잘랐다. 매스컴이 가르쳐준 거의 모든 것을 실천한 L양. 그러나 여전히 그녀는 '삭아보였다'. 아니, 오히려 ‘B사감 같다’, ‘무서워요’라는 평이 자자했기에 그녀는 좌절했다.
 그나마 조명발을 가장 잘 세워준다는 화장실의 백열등 아래에서 그녀는 도대체 왜 어려보이지 않는 거냐며 거울을 붙잡고 서럽게 외쳤다.
 L양과 마찬가지로 삭아 보이는 그녀의 언니가 옆에서 대답했다.

 “다크 써클.”

 “……아!”


. 이 이야기는 절대로 실화가 아닙니다. (믿어주세요.)
2007/02/02 23:06 2007/02/0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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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07/01/16 21:05, 글쓴이 LuNa
- 어째서 최근 리퍼러 검색어 순위 1위가 '글렌 카터'일까요; 매일매일 누군가가 우리 이쁜 글렌 씨를 애타게 찾고 있어요. 이 블로그에서 JCS 관련 잡담은 한번밖에 한 적 없는데. 그나저나 이번 JCS는 들려오는 소식이 참으로 훈훈하더군요. 처음 캐스팅 보고 같이 '허걱'했던 사람들이, 안 볼 것처럼 하다가 다들 보고 와서는 '생각보다 예수가 좋았어'라든지 하면서 마음껏 염장을 질러주고 있네요. (부러워서 죽을 지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호기심이 생기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네요. 개인적으로 제일 미스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던 이혁 씨도 상당히 호연하고 있다고 하고.) 용돈 동결, 가택 연금당한 루나양은 쓸쓸히 Rent OST나 들으며 관람욕을 달래봅니다.

- 돌아온 MP3P는 수리받은 지 열흘정도 되었는데 아직 멀쩡하니 이제 안심해도 될 것 같아요. 하드형인 데다가 물에 제대로 풍덩 빠져서 회생 불가 or 수리비의 압박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무상으로 해주더군요. (구입한 지 2년도 넘었는데.) 아이리버 서비스가 이러니 저러니 말이 많아도 제 할 일은 다 하는 듯. 이번 상반기 출시 라인업도 굉장히 화려하더군요. 루나양은 그것들이 출시되어 가격이 지금 U10 정도로 떨어질 때까지 현재의 기기를 고수할 겁니다, 후후후.

- 변명같지만 요새 블로깅을 자주 못하고 있는 이유는 말이죠, 가택 연금때문이랍니다. 집에만 있다 보니 부모님 눈치를 보게 되는데요, 누구보다 항상 집에 계시는, 유난히 귀가 밝으신 우리 어머니가 문제입니다.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나면 말씀하시죠. : "또 발동 걸리셨나?" -_-;
뭐, 이런 이유로 핸드폰도 불통(며칠 전 오랜만에 친구와 통화하다 날벼락이 떨어진 것을 생각하면;), 블로깅도 곤란한 상황입니다. 어서 방학이 끝나야 조금 자유로워질 듯 합니다. (보통은 반대라고!)
2007/01/16 21:05 2007/01/1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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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가기 전에

2006/12/31 00:29, 글쓴이 LuNa
 루나양의 사랑하는 MP3 플레이어가 빈사 상태에 빠졌다. 원인은 침수. 습기찰까봐 고이 수건에 싸두었었는데 친애하는 언니님께서 못보고 들고 가다 빠뜨리셨단다. 그러니 결정적으로 그 손에 사망한 굵직한 기기가 올해만 하여도 MP3 플레이어 둘에 PMP 하나에 핸드폰 하나, 모니터 하나던가. (사실 수건에 싸 둔 것은 확실히 루나양의 잘못인지라 차마 화도 못 내겠다. 그저 허탈한 웃음만 나올 뿐.) 아이리버 홈페이지에는 이런 경우에 잘 말려서 즉시 A/S를 받아야 한다는데, 이걸 어쩌나. A/S 센터도 화요일까지는 문을 열지 않을 테고. 아아, 2007년에도 외로운 루나양의 곁에 있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건만 MP3군은 이대로 나의 품을 떠나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안에 든 온갖 불법적인 음원들과 ― 그래도 루나양 소장의 CD에서 직접 추출한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많다[변명] ― 경애하는 미샤씨의 사진/동영상 등등의 자료들이 이대로 날아가고 마는 것인가!)
2006/12/31 00:29 2006/12/3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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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늪에서 탈출.

2006/12/16 18:08, 글쓴이 LuNa
 드디어 루나양을 좌절의 늪에 깊이 빠뜨렸던 기말고사가 오늘 끝났습니다. 물론 이맘때 되면 항상 그렇지만, 이번 시험기간은 특히 우울의 극치였습니다. 그 원인은 이번 학기 신청한 20학점 중 3학점짜리 전공 필수 과목 하나에 있었지요. 시험 기간 시작 이틀 전(토요일)에 보강을 ㅡ 그 지난주에 한 것까지 합쳐서 네번째 보강 ㅡ 하는 것 정도는 워낙 과목 자체가 양이 많으니 진도를 학기 내에 나가기 위한 교수님의 의지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시험기간이 다 끝난 토요일에 시험을 보는 데다가 강의안이 무려 1300p(교수님에 의해 매년 버그패치되고 분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유명한 강의안. 그 중 마지막 300p는 바로 일주일 전에 나온 따끈따끈한 것임.)에 달한다는 사실은 모든 수강생들의 혼백을 앗아갔습니다. 공부를 해도 해도 줄지 않는 강의안을 바라보며 "하루 종일 이 과목만 공부했는데 전에 공부한 것까지 합쳐서 1cm(이미 장수로 세는 것은 포기하였음)밖에 안되네? 아직 3cm가 남아있어, 하하하^ㅂ^*"라고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지켜보며 자신의 일이 아닌 제3자들도 눈물을 글썽였으니, 이런 심각한 인권침해에 저항하여 교수님께 항의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천진난만하고 귀여우셔서. 아무리 악감정을 가지려 해보아도 인자한 빵집 아저씨 같은 교수님의 촌철살인 블랙 유머 앞에서는 저항을 할 수가 없고 "여러분, 저를 봐서라도 공부하는 직업은 갖지 마세요. 매일 강의안만 만들잖아요."라고 말씀하시는 대목에서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걸요. 아마 교수님도 저만한 강의안을 만드시느라 정말 힘드셨을 거예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그냥 강의안 읽고 시험 봐야지. "국내에서 이 학설은 제가 최초로 주장하는 거예요~"라고 하시니 좀더 분량이 적은 다른 책을 읽을 수도 없는 데다가 엊그제 날짜로 나온 따끈따끈한 판례가 실려 있는 강의안을 보지 않으면 뭘 보겠어요. 교수님 정말 사랑합니다(진심).

속마음 : 1학년들은 내년에 더 고생하겠구나(앗싸)
2006/12/16 18:08 2006/12/1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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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나를 놓아주세요.

2006/11/28 21:23, 글쓴이 LuNa

 오랜만에 새벽 컴질을 하면서 요 근래 읽지 못했던 이웃 블로그의 글들을 훑었다. 이럴 때 가장 눈에 잘 들어오는 것은 역시 고민상담글. 사람의 심리라는 것은 참 이상해서 남들이 고민을 토로하는 것을 보면 공감하거나 이것 저것 조언하면서도 오히려 스스로 활력소랄까 용기랄까 얻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한참 전의 글부터 훑다가 어떤 분이 대학교 내 기독교 동아리에서 탈퇴하고픈 심정을 털어놓은 글을 보게 되었다. 신입생일 때 잘해주던 선배들을 따라서 그런 모임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생각도 맞지 않고 부담스러워 나오려고 하자니 그 선배들이 걸려서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대략적인 상황이 루나양이 처한 그것과 너무 흡사해 공감이 200% 되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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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8 21:23 2006/11/2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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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과 넋두리

2006/11/23 00:37, 글쓴이 LuNa
- 다음 학기 수강신청에 참패했습니다. 20학점 7과목 중 6과목이 '대기'로 뜨다니, 학사지원부에 몰려가서 항의하고픈 심정입니다.
- 모르는 새에 호스팅 업체 사정으로 도메인 네임이 바뀌었습니다. 아아, 더 한적해지겠군요; (물론 루나양의 게으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겠지만.)
- 게으름에 대한 변명을 해보자면, 모종의 국가자격시험(?) 준비 진도별 모의고사로 바쁩니다. 몇 달째 매일같이 100p가량을 읽고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오호, 통재라. DVD플레이어를 지른 기념으로 영화 타이틀을 몇 구매했는데 그 중에 하나도 못 봤습니다. 항상 그놈의 시간이 문제입니다.
- 그런데 오늘은 그 황금같은 시간을 4시간이나 투자해서 mp3를 수리하러 갔더니, 기기에는 전혀 이상이 없으며 (집에 두고 온) 아답터의 문제인 것 같다는 답변을 듣고 허탈한 심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우울한 저에게 웬 아주머니 둘이 길을 묻는데, 이상하게 말이 길어진다 싶더니 '도를 아십니까'를 시작합니다. 웬만하면 원만히 넘어가려 하는 루나양이지만, 뿌리치는 데도 불구하고 자꾸 모르는 사람 손을 붙잡고 주물럭거리는 건 못 참겠더군요. (절대로 만20세밖에 안 된 꽃다운 청춘에게 '23? 24?'이라고 해서만은 아닙니다. ㅠ_ㅠ) 사람의 호의를 이용하려고 하는 건 딱 질색입니다.
- 시간에 쫓기다 보니 글을 읽어도 가벼운 것만 골라 읽게 되었는데 요새 읽는 『바로크 사이클』은 두껍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진도가 안나가는군요. 따로 속독을 익힌 적은 없지만 소설 읽는 속도는 꽤 빨랐었는데, 요샌 읽는 범주가 다르다 보니 능력이 감소했나 봅니다. ㅠ_ㅠ*
2006/11/23 00:37 2006/11/2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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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P의 죽음

2006/08/17 20:11, 글쓴이 LuNa
 어느 날 갑자기 부팅이 되다 말면서 화면 가득 기이한 줄무늬를 자랑하기 시작한 PMP군. 얘가 또 왜 이러나 하는 마음에 배터리도 갈아 보고, 강제 인식도 시켜보면서 애를 썼지만 결국은 되살리지 못했다. 어떻게든 A/S를 받아서 다시 쓰는 것이 좋겠지만, 아무래도 하드가 나간 것 같아서 예상 수리비가 장난이 아니다. 국내 PMP 시장에서는 거의 최초에 가까운 모델이라 ㅡ 그래봤자 쓴 지 2년도 안됐지만 ㅡ 보증 기간은 한참 전에 지났고, 예전에 교체한 하드의 보증 기간도 이미 지나버렸다. 이걸 고치느니 차라리 같은 모델을 중고로 구하는 게 훨씬 싸게 먹히겠다 싶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에는 가전 제품, 미니 기기 막론하고 수명이 참 짧다. 이 PMP군만 해도 1년 보증 기간 안에 하드를 한 번 교체하고 나서 또 1년도 안 되어 이렇게 된 걸 보면 원래 하드 수명이 1년밖에 안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것보다 몇 달 먼저 구입한 하드형 MP3는 지금은 옥션에서 몇 만 원이면 살 수 있는 제품이지만, 그동안 아답터 연결 단자에 조금 손상이 생겨서 수리받은 걸 빼면 아직도 멀쩡히 잘만 돌아간다. 그런데 그 후에 획득한 다른 MP3는 집안 어딘가에서 뽀얗게 먼지를 두르고 있다.

 덕분에 충혈된 눈에 안경을 끼고서는, 한두 시간 들으면 사랑스럽지만 그 이후에는 고문기구에 가까운 헤드폰을 쓰고 ㅡ 스피커로 강의를 들으면 목소리가 흩어져서 무슨 소린지 통 못알아듣는다 ㅡ 몇 시간이고 강의를 봐야 하는 사태에 직면했다. 치솟는 안압, 관자놀이의 통증, 타임킬링 인터넷 서핑의 유혹을 이겨내기엔 아무래도 근성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PMP군을 되살리거나 새로 들이자니 우리 집 전체가 긴축재정 모드다. 처음에는 그저 기가 막히기만 했던 PMP군의 죽음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오호, 통재라.
2006/08/17 20:11 2006/08/1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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